내가 지금 피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공허함 말이다. 이 어둠은 나를 두렵게 한다. 나는 정말 두렵다. 그런데 이것은 차분하고 조용한 두려움이다. 불안함이없는 두려움. 하지만 나는 진실로 두렵다. 
- P26

그래, 내가 그들을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였더라,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어쨌든 나는 지금 그들을바라보고 있다. 아니, 내가 그들을 보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가, 어쩌면 이것은 내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상상속의 장면일지 모른다. 
- P55

이 숲속에 있는 건 나다, 나는 이곳에 혼자 있다. 그렇다. 이 숲속에 나 외에는 아무도 없다. 그리고 나는 이 숲을 빠져나가지 못하리라. 너무 피곤하고 춥다. 그래도 주변이 조금 환해지는 것 같다. 나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 P61

한 숨 또 한 숨, 어느 순간 숨이 사라지고, 그곳에 있는 것은 오직 호흡하는 무를 빛처럼 뿜어내는 반짝이는 존재뿐이고, 어느새 숨을 쉬고 있는 것은 우리다. 각각의 순백 속에서.
- P80

그럼에도 이 작품이 묵직하게 다가오는 것은 죽음의 문턱에 들어서는 한 인간의 미묘한 생각과 정서를 그리는 데, 어두운 단조와 밝은 장조를 적절히 섞어가며 시각적인 멜로디를 만들어내는 포세만의 문학성과음악성이 탄탄하게 받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옮김이의 말)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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