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가 잘 되는 날에는 누가 나를 뒤에서 밀어주는 느낌이 든다. 그게 누구냐면 지난 며칠간 꾸준히 달려놓은 과거의 나다. 
- P162

글쓰기에 관한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입장은 내게도 적용된다. ‘나의 쓰기는 말하지 않기‘라고 그는 이야기했었다. 이렇게 입 다물고 뛰는 시간이 없다면 일간 연재 같은 건 절대로 계속할 수 없을 테다. 
- P163

역시 글쓰기는 그리움에서 출발하는 것일까.
더 이상 볼 수 없는 것을 보게 하려고 문장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일까. 바깥을 향해 난 두 눈으로 본 무언가를 불멸화해보려는 시도일까. 나는 두 눈을 깜빡이며 세계를 수없이 다시 본다.
- P166

어린이들은 수없이 다치며 젊은이를 향해 간다. 같은 방식으로 다쳐도 언젠가는 울지 않을 것이다.
- P174

그러다 울음이 날때도 있다. 생이 끝난다는 것을 생각하다가 그렇게 된다. 지금 누워 있는 자세처럼 언젠가 송장이 될 나를 생각하고 마찬가지로 유한하고 허망한, 사랑하는 이들의 몸을 생각한다. 함께 살았던 고양이 탐이도 생각한다. 죽은 탐이의몸이 얼마나 빨리 딱딱해졌는지도 생각한다. 여전히 나는죽음이 무엇인지 너무 모른다. 
- P18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