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을 방문한 일로 할머니는 어딘가 슬퍼졌다. 말란데르한테는뭔가 생각이 있었지만, 스스로 이해하려고 애를 써도 아직은시간이 더 필요하리라. 너무 늦은 뒤에야 이해하는 것들이 있으니까. 그러고 나면 더 이상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힘이 없다. 아니면 중간에 다 잊어버리고는 잊어버린 줄도 모른다. 집으로 노를 저어 오는 동안 할머니는 수평선을 끊는 커다란 집을 바라보았고, 항로 표지처럼 생겼다고 생각했다. 좀 너그럽게 봐주면 항로표지라고 할 수도 있었다. 여기서 항로가 바뀐다는 표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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