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스승에게서 편지가 왔다. 이렇게 끝나는 편지였다. "슬아, 생이란 아흔아홉 겹 꿈의 한 꿈이니부디 그 꿈에서 무심히 찬연하기를."
할머니는 설레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작가님이 꼭 결혼하면 좋겠어요. 애도 낳고요. 그럼 또 얼마나 삶이 달라지겠어요? 그럼 또 얼마나 이야기가 생겨나겠어요? 나는요. 계속 달라지는 작가님의 이야기를 오래오래 듣고 싶어요." - P28
나는 무대에서서 수십 갈래로 뻗어나가는 내 인생을 본다. 그중 살아볼 수 있는 건 하나의 생뿐이다. - P29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눈물 대신 하품이 났다. 친구의 사정은 슬펐지만...... 슬픔도 지루해질 수 있는 것이었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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