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의 유일성은 다름 아닌 인간 존재가 상상하지 못하는 부분에 숨어 있다. 인간은 모든 존재에 있어서 동일한 것, 자신에게 공통적인 것만 상상할 수 있을 따름이다. 개별적 ‘자아‘란 보편적인 것으로부터 구별되고 따라서 미리 짐작도 계산도 할 수 없으며 그래서 무엇보다도 먼저 베일을 벗기고 발견하고 타인으로부터 쟁취해야만 하는 것이다. - P327
사랑의 역사는 그 후에나 시작되었다. 그녀의 몸에서열이 나는 바람에, 그는 다른 여자들에게 그랬듯이 그녀를 돌려보낼 수 없었다. 그녀의 머리맡에 무릎을 꿇고 앉자 불현듯 그녀가 바구니에 넣어져 물에 떠내려 와 그에게 보내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 은유가 위험하다는•것을 나는 이미 말한 적이 있다. 사랑은 은유로 시작된다. 달리 말하자면, 한 여자가 언어를 통해 우리의 시적기억에 아로새겨지는 순간, 사랑은 시작되는 것이다. - P343
그는 화가 났고 그들의 말에 반박하고 싶었다. "모든일이 오해에 불과하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선악의 경계는 끔찍할 정도로 모호하지요. 나는 누구의 징계도 요구하지 않았으며, 그런 것은 전혀 내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한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을 징계하는것은 야만입니다. - P357
까마귀를 품에 안고 있는 테레자의 이미지가 다시 눈앞에 떠올랐다. 그녀는 전날 경찰이 바에 와서 그녀를 괴롭혔다는 말을 했다. 그녀의 손이 다시 떨리기 시작한 것이다. - P358
그가 올바른행동을 하는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으나 그가 원하는 바대로 행동한다는 것은 확신할 수 있었다. "미안합니다. 서명하지 않겠습니다." - P359
인간의 삶이란 오직 한 번뿐이며, 모든상황에서 우리는 딱 한 번만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과연 어떤 것이 좋은 결정이고 어떤 것이 나쁜 결정인지 결코 확인할 수 없을 것이다. 여러 가지 결정을 비교할 수 있도록 두 번째, 세 번째, 혹은 네 번째 인생이 우리에게 주어지진 않는다. - P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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