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금요일 퇴근길,
공덕역 꽃집에서 나를 위한 꽃을 사고, 출근하기전 책장에서 끌리는 책 한 권을 가방에 넣어 나간다. 시간이 없는 나에겐 귀한 루틴이며, 소소하지만 소중한 챙김이다.
- P76

사석에서 직장 생활이 너무 힘들고 속상하다며 부장님께 말씀드렸다. 당연히 안타까워하며 내게 조언해 주시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돌아온대답은, "사실, 나도 그래". 짧은 문장이었지만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다. 내 상황과 감정을 다알고 있다는 그 말이 너무 뭉클했다. 
- P81

그래서인지 우리의 행복은 현재보다는 알 수 없는 미래로 가득 채워졌다. 소소한 현재의 시간도 미래만큼 소중하다는 걸 간과했다. 정말 소소하지만, 특별한 시간은 하루 동안 수고한 내게는 소중한 선물이었다. 그리고일상이라는 선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때, 비로소 내 하루는 특별해졌다.
- P87

간신히 버티고 있던 내면 아이를 성인이 되어서야 발견하게 되었다. 쓸쓸하게 넘어진 아이에게 이제는 진짜 위로가 필요했다. 어린아이에게
‘괜찮아, 할 수 있어‘ 보다 ‘할 수 없어도 괜찮아‘
라고 이제는 건네고 싶다.
- P90

아이들에게 선행을 베풀라고 닳도록 이야기하면서도 내가 타인에게 나누어줬던 기억이 까마득했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면 더 따뜻한 사람이 될 줄 알았는데, 반대로 더 차가워지고만 있었다.
- P92

하지만 행복의 순간들은 물성이 마치 액체와 같아서 담아두지 않으면 금방 낮은 곳으로 흘러가다가, 결국엔 없어져 버리고 만다. 슬프게 들릴지라도 일상의순간들이 고체에 가깝다면 그냥 헤쳐 나가기엔 너무 고될 테니 오히려 다행이다.
- P96

한눈에 보았을 때 특별한 성질을 찾기 어려운것을 평범하다고 말하는 걸까. 무엇이든 자세히 알기 전에는 그 깊이를 파악할 수 없고, 그 대상을 잘 알게 되었을 때는 사랑하게 된다고 하였다. 평범해 보일지라도 그 어떤 노력과 시련이숨겨져 있는지 모른다. 
- P98

때때로 좋은 의도를 가지고 한 말이 상처를 주기도 하고, 정성 들여 전한 말이 아예 정반대의 의미로 오해받기도 한다.
- P102

어릴 적 막연하게 예쁜 엄마가 되고 싶었다. 정갈하게 매만져진 머리에 하늘하늘한 치마를 입고품 안에 잠든 아이를 바라보는 온화한 엄마를 상상했었다. 그런데 웬걸... 그런 엄마는 유니콘같은 존재였다. 아니 돈이 많으면 가능하려나?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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