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이루어지는 생명의 진화도 이렇게 그 근원을 따져 거슬러올라가다 보면 광대한 우주 어딘가에서 벌어지는 질량이 큰 별들의 극적인 최후에서 시작된 것임을 알 수 있다.
- P460

태양이 적색 거성이 될 때 내행성계가 맞을 운명은 소름끼치게 냉혹한 것이지만, 태양계 행성들은 적어도 초신성 폭발이 가져다줄 절멸의 순간은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태양이 초신성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 P465

 은하에서 초신성이 폭발하면 그 초신성 하나가 은하의 모든 별들을 합친 것보다 더 밝게 빛을 낸다. 오리온자리에서 볼 수 있는 최근에 태어난 무거운 별들도 앞으로 수백만 년안에 모두 초신성으로 폭발할 것이다. 사냥꾼 오리온이 앞으로 벌일불꽃놀이가 사뭇 기대된다.
- P466

중성자별을 구성하는 물질은 차 숟가락 하나분의 무게가 보통 산 하나의 무게와 맞먹는다. 차 숟가락 분량의 덩어리를 놓쳤다면—사실 놓칠 수밖에 별 도리가 없겠지만-마치 공기 중에서 돌멩이가 떨어지듯, 지구 속으로 아무 어려움 없이 뚫고 들어가 행성 전체를 관통하는 구멍을 내면서 지구의 반대쪽으로 빠져나올 것이다.
- P467

중력이 10억 g가 되면 이상한 현상이 벌어진다. 이렇게 큰 중력장에서는 직진하던 빛마저 그 진행 방향이 꺾이기 시작한다. 지극히 높은 중현장 속에서는 빛조차 영향을 받는 것이다. 중력의 세기를 이것보다더 높이면 하늘을 향해 직진하던 빛이 지표로 끌려 내려온다. 우주적 체셔 고양이의 몸은 이제 사라지고 그의 싱긋 웃는 표정만 남는다.
- P471

은하는 미답의 대륙이다. 그 대륙에서는 규모는 별의 차원이지만 정체의 오묘함이 상상을 초월하는 현상과 실체들이 우리의 접촉을 기다리고 있다. 예비적인 접촉과 만남이 일부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적지 않은 부분에서 그들과 우리의 동질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상은 조건을 거부한다지만, 우리의 상상은 항시 숨은 조건의 노예일 뿐이었다. 인간의 상상력이 그 숨겨진 조건들마저 모두 떨쳐 버릴 수 있다 하더라도, 은하에는 상상의 품 안에 담기 어려운 그 무엇들이 우리의 지적 탐사를 기다리고 있다. 
- P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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