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가 내일 아침출장을 가기 때문에 모두가 좀 어수선한 상태라서 감사 인사를 못하고 있었어요. 물론 프랭크의 한프 양에게 누구 다른사람이 감히 편지를 쓸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요.
- P44

저는 속표지에 남긴 글이나 책장 귀퉁이에 적은 글을 참 좋아해요. 누군가 넘겼던 책장을 넘길 때의 그 동지애가 좋고,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난 누군가의 글은 언제나 제 마음을 사로잡는답니다.
- P50

그래도 책 구입은 중단할 생각이 없으니까 무언가 해주셔야해요. 쇼의 연극 비평이 있는지 좀 찾아봐주시겠어요? 그리고음악비평도요? 여러 권 있는 걸로 알지만 뭐든 찾는 대로 보내주세요. 자, 프랭키, 잘 들어요. 곧 춥고 지루한 겨울이 되는데 저녁 때 애보기를 하게 됐어요. 그러니 읽을 것이 필요해요. 앉아 빈둥거리지만 말고 책 좀 찾아달라고요.
- P89

프랭키, 당신은 제가 말하기 전까지는 죽을 권리도 없다는 사실, 명심하세요.
- P93

거기 그러고 앉아서 몇 년 동안 남산만한 도서 목록을 발행해놓고 이제 와서 달랑 한 권 보내주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돌쇠 씨?
- P98

물론, 적당한 가격일 경우에요.
이제 더는 싼 것이 없어요. ‘적당한 가격‘이죠. 아니면 ‘분별있는 가격‘ 이고요. 
- P111

그래서 이 일화를 얘기하는데 진(저와 일하는 편집자예요)이 묻는 거예요. "랜더가 누구예요?" 제가 어찌나 흥분해서 설명을 했는지 진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도중에 제 말을 끊는 것이 아니겠어요.
"당신과, 당신의 그 오래된 영국 책들이란!"
어떤지 아시겠지요, 프랭키? 살아 있는 사람 중 저를 이해하는 사람은 당신뿐이랍니다.
- P131

네, 우린 아직 여기 있습니다. 갈수록 나이가 들고 바빠지지만 더 부자가 되지는 않는군요.
- P138

헬렌 한프, 
뉴욕주 뉴욕시 21, 72번가 이스트 305번지
1968년9월30일
우리 아직 살아있는 거 맞나요, 네?
- P140

오래 전에 아는 사람이 그랬어요.
사람들은 자기네가 보고 싶은 것만을 보러 영국에 간다고. 제가, 나는 영국 문학 속의 영국을 찾으러 영국에 가련다, 그랬더니 그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러더군요. "그렇다면 거기 있어요."
- P145

세상을 떠났어요. 그리고 서점 주인 마크스 씨도요. 하지만 마크스 서점은 아직 거기 있답니다. 혹 채링크로스가 84번지를지나가게 되거든, 내 대신 입맞춤을 보내주겠어요? 제가 정말큰 신세를 졌답니다.
- P145

만약에 채링크로스 84번지 이전에 이미 성공한 작가였다면, 그래서 귀한 책을 손쉽게 척척 사들일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우리 독자는 이 아담한 책의 축복을 받지 못했을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옮긴이의 말)
- P154

책을 통해서 우리는 과거를 만나고 딴 세상을 만나고 자기를 만난다. 그리고 뜻밖에, 사람을 만난다. 이 책은 아주 특별한 만남에 관한 것이다. 직선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두 사람의만남이 따뜻하고 호기심 많은 주위 사람들을 빨아들여 하나의동그라미가 되었고, 책으로 출판된 뒤에는 그 우정의 반지름이 전세계로 퍼져 나가 수많은 독자들을 한데 묶어주고 있다.
(옮긴의의 말)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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