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물어본 사람은 삶의 슬픈 격류에 떠밀려본 사람,
스무 살 때 내 정강이뼈를 으스러지도록 차던 그 계엄군 병사는
나처럼 수염을 깎으며 늙어가고 있겠지요
김지하 시집 『황토』 초판본을 감출 데가 없어
땅에 묻어야 할까 괴로워한 적도 있었어요

학교는 묻지 말고 물어야 한다고 가르쳤고
물으면 물음이 되고
묻으면 무덤이 된다고 말한 건 국가였어요.
과거를 묻으면서 어른이 되지요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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