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말은 하지만 왠지 눈치 챈 듯싶었다. 원장의 몸종이자 사노비이자 법인의 공노비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었으니까. - P39
"사정이 있었어. 내가 오죽했으면..... " "알죠, 알았어요." "다 아는데 진짜 어제는 헬이었다니까요." "몰라요. 커피한잔 사요." "그걸로 퉁쳐요." 커피 대접을 받아야 할 사람은 나라고 생각하면서도 더는 입씨름하기가 싫어 건동은 찡그린 채로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 P40
물론 이유는 알고 있었다. 그가 자리를 비워서가 아니라 이사회에서 매출 때문에 엄청나게 깨져서라는 걸. 그리고 그런 자의 녹을 받아먹는 건동이 화풀이 상대이자 욕받이가 되어야 한다는 것도 그런 것도 다 월급 안에 포함되어있는 거였다. - P46
원장의 표적이 옮겨갔다는 걸 알았다. 실은 건동이 입사하기 훨씬 전부터 있던 전통이라고 했다. 딱 한 명만 찍어서 집요하게 괴롭히는 것. 그 대상은 대개 어리고 경험이 많지 않은 여직원이었다. - P98
치사하고 더럽지만, 불의를 보고 참는 것도 월급에 포함된 거였다. - P99
"아…. 렌트비 나가고 월세 내고 빠듯하네…." 갑자기 큰돈이 나간 탓에 그는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되었다. 게다가 기분이라며 여기저기 한턱을 내고 다닌 탓에 통장의 잔액이 거의 남지 않았다. 스쳐 지나간 월급의 흔적만이 남았다. 그러고도 내야 할 카드 값이 있어 그는 어쩔 수없이 리볼빙을 신청했다. - P107
이런 역사가 하루 이틀 지속되어 온 게 아닐 텐데. 이런 광경을 처음 본 게 아닐 텐데. 그만두기 힘든 사람을 후보로 올리고 구워 삶아서 계속 다니게끔 하는 게 그녀의 또 다른 업무였다. - P176
어느새 건동의 말투가 능글능글해지기 시작했다. 그날 넷의 회동에서 건동이 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그냥 분위기에 취해 사장놀이에 취해 대답만 한 게 전부였다. 그건 이 모든 폭주의 시작이 되었다. - P237
그가 강남에 집을 샀다는 사실을모든 사람이 오랫동안 잊지 못할 거라는 걸. 그리고 뒤돌아 현관 쪽을 바라보며 나직하게 말했다. "나는 강남에 집을 샀어." - P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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