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노스케가 경솔한 것처럼 이 아가씨도 호기심이 많은가 보다. 피장파장인가. - P487
음모는 되도록 은밀하게, 비밀을 아는 자는 적으면 적을수록 좋은 게 아닌가. - P489
"나는 미마스 씨처럼 되지는 않아." 쇼노스케는 아직 인간이라는 존재를 신뢰하길 그만두지 않았으니까. "미마스 씨가 배를 가르신 건 이 세상에 있을 의미를 찾을 수없게 됐기 때문이야. 살아갈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야. 무사의체면 탓이 아니야." 나는 해야 할 일이 있다. 모기떼가 수선스러운 여름 석양 아래 긴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쇼노스케는 생각했다. - P512
"없었지. 누구 한 사람, 네놈 아버지를 두둔하는 자가 나타나지 않았어. 내가 꾸며낸 문서가 네놈 아버지의 명예보다, 신용보다 무거웠던 거야. 네놈 아버지의 목숨따위 문서 한 장의 무게만도 못 했어." - P520
아버지에게조차 제가 아버지를 믿는다는 목소리가전달되지 못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저는 믿었습니다. 지금도 믿습니다. 그래서 당신을 찾은 겁니다. - P522
자신은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지혜에의 이면도. 형님의 본마음도. - P559
"너도 마찬가지다, 가쓰노스케 도망쳐 목숨을 부지해라. 그리고 생각해라. 여생을 다바쳐 생각해라. 네 아버지는 훌륭한 무사였다." - P590
마음의 눈에 보이고 마음의 귀에 들리는 것은 미야노번 수발인 나가호리 긴고로의 모습과 그의 목소리였다. 주름진 얼굴, 따뜻한 그 목소리였다. 여기 도네이에서 그가 주인 간타로에게 한 말이었다. 잘 생각해보게. 주인장의 아버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어느 쪽이겠나. - P594
우연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세상은 좁지만, 그 좁은 곳에서 온갖 계산이 충돌하며 소용돌이를 그리고 있다. 그 소용돌이에 휘말려 전부 엎어지고 말았다. 그래도 지금, 한 가지 확실한 게 있었다. 쇼노스케는 오시코미 고멘로를 움직였다. - P595
마음을 버리는 게 불가능한 이상, 사람은 감정을 품게 마련이다. 감정이 다르면 똑같은 것을 앞에 두고도 보이는 것이 전혀다르다. 추구하는 것도 달라진다. - P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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