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하지 않는 인터뷰어는 달인일 확률이 높다. 기억의 달인이거나 왜곡의 달인이거나.
- P176

그런 너를 보고 듣고 맡고 만지고 먹고 기억하는 나. 문학의 이유는그 모든 타자들의 총합이다.
- P181

과자를 먹더라도 계획적으로 소량만 먹는다. 꼬깔콘을 뜯은 뒤 개인접시에 딱 열개만 덜어서 젓가락으로 집어먹는 딸을 보며 복희는 생각한다.
‘날씬하다는 건 성격이 안 좋다는 거구나..…‘
- P185

돌아와보면 복희는 또 새로운 풀에 몰두해 있다. 이제 들어가자고 슬아는 말한다. 복희가 대답한다.
"네가 걷다가 고양이한테 인사하는 것처럼 나도 이 풀들을 보는 거야. 고양이나 얘네나 똑같이 귀하잖아."
- P188

"네가 너무 아름다운 걸 써서 그래."
유명 작가의 삶 같은 건 코딱지만큼도 부럽지 않지만 복희는실감한다. 글쓰기의 세계가 얼마나 영롱한지를. 오랫동안 그 곁에서 고구마 마탕이나 해주고 싶다고 복희는 생각한다.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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