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모부에게 시건방진 말투로 묻는다.
"당신들도 성공하고 싶어? 그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요가를해."
그러자 복희가 대답한다. "아니, 우리는 성공 같은 건 하기 싫어."
- P21

그들의 집에는 가부장도 없고 가모장도 없다. 바야흐로 가녀장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 P23

"대단하다."
"역시 성공한 애는 달라."
둘은 교실 뒤쪽의 낙제생들처럼 쿡쿡대며 웃는다. 그러고선 덧붙인다.
"솔직히 하나도 안 부러워."
"나도"
- P24

"왜 갑자기 영어를 배우지?"
"몰라."
"역시 성공한 애는 달라."
"그러네."
잠깐의 침묵 뒤에 복희는 말한다.
"우리는 테레비나 보자."
둘은 TV를 본다. 뻥튀기 기계처럼 펑펑 웃음을 터뜨리며 본다.
- P27

그는 불특정 다수를 본능적으로 조심하는 자다. 잘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는 익명으로라도 말을 아낀다. 누군가에게 실례가 될 수도 있고 스스로가 수치스러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글은 기록으로 남지 않나. 기록된 글이 얼마나 세상을 떠돌며 이리저리 오해될지 복희는 두렵다. 
- P29

모부의적당한 무관심 속에서 딸은 들풀 같은 작가가 되고 아들은 들개같은 음악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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