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정원과 포도밭 정글을 지나가는 사자를 만난다.
나의 친구이자 어린 동생인 고양이다!
녀석은 나무 위에서 친근하게 야옹거리며 머리를 숙이고는 내 몸에 제 몸을 비벼댄다.
그리고 애원하듯 나를 쳐다보다가 땅 위로 뛰어내려 눈처럼 흰 배와 목을 보여주며 나더러 함께 놀자고 조른다.
- P119

고양이는 숲에서 해야 할 수많은 일을 생각하며 우아한 걸음으로 사라진다.
사자라 불리는 이 작은 고양이는 태국 원산의 샴고양이 수컷이다.
동생도 한 마리 있는데 어릴 때에는 더없이 귀여웠고목과 배가 노르스름한 갈색이라 호랑이로 불렸다.

신은 그 대가로 내게 그저 이 시대를 사는 게 아니라 종종 시간에서 벗어나 공간 속에서 영원히 숨 쉬게 허락했다.
그렇게 하는 것은 한때 무아지경이나 신성한 광기라 불리며 많은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엔 아무 가치도 없다.
- P125

인도 사람들의 생각대로라면, 시바 신이 새로운 창조 공간을 확보하기위해 춤을 추며 세계를 마구 짓밟는 그런 시간을 향해 우리는 나아가는 중이다.
- P144

젊은 시절에 쓴 나의 시들이 낭송되는 것을 들었다. 그 시들을쓸 당시에 나는 아직 젊은이다운 취향과 이상을 가졌고, 정직함보다는 열정과 이상주의를 더 중시했기 때문에 삶을 밝고 긍정할 만한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지금은 삶을 사랑하지 않고, 그렇다고 부정하지도 않으며, 그저 받아들일 뿐이다. 
- P156

내가 고독 속에 계속 머물렀더라면, 다시 한번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결코 카사 카무치를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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