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 약사는 인간은 누구나 언젠가 죽는다는 말을 가장 싫어한다고 했다. ‘언젠가‘라는 말은 그 말처럼 막연할 때만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따라서이미 구체화된 상황에 놓인 사람에게는 더 이상 ‘언젠가‘라는말이 의미가 없지 않겠느냐며 경진의 동의를 구했다. - P26
"살이 한번 찌면 저렇게 종일 서서 움직여도 잘 안 빠지나?" 은주가 경진 쪽으로 상체를 기울이더니 속삭였다. "어쩌다 저렇게 졌을까."경진이 고개를 저었다. "조용히 해. 남들도 지금 너 보면서저 여자는 무슨 사연으로 눈이 띵띵 붓게 울었을까. 저러고서두루치기 잡수러 왔을까 할걸.""하긴." - P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