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 프랑스 3대 성당 중 하나가 있는 노르망디 루앙이라는 도시에 조리용 기름이 부족해졌다. 대주교는 붉은 고기와 유제품을 먹을 수없는 사순절에 버터를 먹을 수 있도록 허락하면서 이 특별 허가를 원하는 지방 교구로부터 수수료를 받았고, 면죄부를 판 돈으로 대성당의 탑하나를 추가했다. 12세기부터 짓기 시작한 루앙 대성당에 16세기 초 뒤늦게 추가된 탑이 바로 이 ‘버터탑(butter tower)‘이다.
- P108

우유는 좀 복잡한 문제였다. 뜨겁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차갑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미지근하다‘는 특별한 범주로 분류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유가 하얗게 변한 피라고 믿는 사람들은 우유도 피처럼 뜨거운 성질을 띤다고 여겼다. 하지만 갈레노스를 비롯한 몇몇 이들은 피가 우유로 변하면 뜨거운 성질을 잃는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갈레노스는 우유가 위험할 정도로 차가운 음식이라고 말했다. 우유가 미지근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우유로 만든 유제품 성질이 제각각이라고 말해 문제를 훨씬 복잡하게 만들었다. 
- P109

사실 모유 수유를 둘러싼 모든 문제는 여성의 신체에 관한 결정을대신 내리려고 들었던 남성들의 문제이자, 오늘날 낙태 문제의 초기 버전이었다.
- P111

아몬드 우유로부터 멀어진 가장 큰 이유는 종교개혁이었던 것으로보인다. 개신교는 축일에도 음식 제한을 하지 않았고, 제한이 사라지자아몬드 우유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 P113

소금을 넣지 않은 ‘5월의 버터 (May butter)‘라는 것도 있었지만 치료를 목적으로한 의료용으로만 쓰였다.
- P115

한편 물은 우유보다도 덜 깨끗한 게 보통이었다. 가장 안전한 음료는맥주였다. 수많은 북유럽 문화에서 우유와 맥주를 섞었던 게 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 P117

얼마 후, 어떤 치즈 하나가 국제 치즈 무역을 주름잡기 시작했다. 지금도 사람들이 즐겨 먹는 파르메산 치즈였다. 파르메산 치즈에 관한 최초의 기록 중 하나는 1344년 피렌체의 코뮌(중세 유럽에 있었던 주민자치단체)에서 파르메산 치즈 구매 내역을 기록해놓은 장부다. 하지만 이 치즈는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P121

국제적으로 유명한 또 다른 소젖 치즈인 체더는 목초지가 많은 잉글랜드 서머싯 지방의 체더 마을에서 만들기 시작했다. 
- P124

원래 ‘체더 cheddar‘라는 단어는 마을 이름을 딴 것이었지만 곧 치즈 만드는 과정을 의미하는 것으로바뀌었다. ‘체더링 cheddaring‘은 일부 유청이 걸러진 커드를 잘라서 쌓고,
압착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10분마다 자리를 바꿔가며 다시 쌓는 과정을 말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체더가 대단히 부드러운 질감의 치즈가 된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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