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현재에는 당신이 열두살이던 시절의 세계에는 없던 것들이 아주 많고, 그것들은 대부분 당신이 그때 알던 것들보다 중요하다. 당신은 자신이 그 사실을 이해하는 엄마라는 점을 뿌듯하게 여기고 있다. - P200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아이들이 공부를 못해서도, 운동을 못해서도 아니고 게임을 못해서 사람을 따돌린다는 점이다. - P202
솔직히 말해서 당신은 가끔 당신 아이가 되고 싶다. - P205
그런데 게임이라니. 그런 건 도대체 어떻게 해결해야 해? 아이가 방금 털어놓은 이야기는 당신이 거의 처음 맞닥뜨린당신의 노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숙제 같다. 그러나 당신은 아이가 따돌림을 당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고백했을 때에도 그렇게생각했다. 답이 없다고 느껴지는 일에 도전한 전적이 이미 있다. - P206
그러니 어떤 면에서 이 소설은 그때 내가 하고 싶었지만 하지못했던 말에 대한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 P232
그런데 아이에게 공부, 음식, 체중, 키, 운동, 교우관계, 취미, 학생회활동 등 다방면의 자기계발을 요구하는 최신 입시제도는 왜 당신의 몫인 걸까. 이뿐만이 아니다. 언젠가부터 감정, 인성, 소통과같은 학제 밖의 영역마저 개인의 경쟁력‘으로 간주되고, 이에 대한 책임 역시 여성 보호자인 당신에게 부과된다. 교육이 계급 재생산을 위한 투자 수단으로 바뀌는 과정은, 그것이 이미 젠더적으로 분업된 재생산 노동의 일부로 편입되면서 자연스러워진다. - P238
아, 열받네 진짜. 말을 하다보니까 갑자기 열이 받았다. 말을 하다보면 열이 났고, 열이 나니까 말을 하지말아야 했지만, 아우씨, 열이 났다. - P249
프로그래머는 여기에 남아 있는 관객을 위로하고 싶어했고, 나는 프로그래머를 위로하고 싶었다. - P258
누군가는 ‘자기들끼리 찍고 자기들끼리‘ 보고 자기들끼리‘ 해먹는다고 했다. 맞는 말이었다. ‘자기들끼리라도 안 보면, 정말로 독립영화를 봐줄 사람이 없었다. - P263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한마디로 요약되기를 거부하는 말이었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는 어째서 이야기를 그렇게 써야 하냐고 반문하는 이야기였는데. 그러나 나는 거부할 수도 반문할 수도 없었다. - P267
영화 찍으면서 애들 가르치는 거지. 근데 뭐 안 그런 게 어디 있어. 지혜의말처럼, 정말로 이건 영화만의 일도 아니었다. 대학교에서 예술을 배운 사람들 중 꽤 많은 사람들이 과외를 하거나 학원에서 일을 했다. 문학을 전공했든, 음악을 전공했든, 무용을 전공했든 미술을 전공했든, 연기를 전공했든 내 동기들도 때에 따라 과외를했고 학원에서 일을 했다. 때에 따라 상업현장에서 일을 하기도했고, 때에 따라 독립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때에 따라 사는 사람들이었다. 그래, 이제 세상 모든 예술학교 사범대지. - P273
작은 극장과 작은 책방과 작은 공연장과 소극장이 사라지지 않기를, 그곳에서 우리가 조우하는 일이 벌어지기를, 그런 행운이 우리에게 있기를 바란다. 언젠가 반드시 문화예술체험의 불평등이 해소되어, 그 누구도 빠짐없이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 - P295
즉 ‘어디선가 잘 해내고 있을 사람을 생각하며 영화를 하는 삶이란, ‘어디선가 잘 해내고 있을 자신‘을 발견하려는 다짐이며, 그런 미래를 만들어보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니 이들은 변변찮은 현실을 보고도 "계속 영화를 하게 되" (같은쪽)는 것일 테다. 그렇다면 소설의 제목 ‘0%를 향하여‘는 무언가가득차 있던 것이 줄어들어 비어감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삶의어느 시점에서는 0이 있기만 하다면 언제고 ‘다시 하는‘ 삶을 시작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 P304
"아이의 이름을 지어줄게. 그리고 기억할게." 그러니까 우리는, "낙관하자." - P339
나는 낙관할 것이다. 사랑의 지속을그렇게 우리는 더 많은 사랑과 아름다움을!!! - P350
한 편의 소설에 대해 말해야 할까. 하나의 세계에 대해 말해야 할까 - P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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