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은 수많은 소녀들의 삶을바꾸었을지도 모른다. 최후에 다른 선택을 했다고 해서 재경이 바꾸었던 숱한 삶의 경로들이 되돌려지는 것은 아니다. 가윤이 바로 그 증거 중 하나였다. 가윤은 한때 재경을보며 우주의 꿈을 꾸던 소녀였고, 이제 재경 다음에 온 사람이 되었다.
- P312

과학기술 자체가 더 좋은 세상을 담보하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학기술 발전의 귀결이 유토피아인지 디스토피아인지를 따져 묻는 이분법적인 질문은 아닐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사는 세계와 복잡하게 연루되어있는 유토피아 혹은 디스토피아를 구체적으로 상상해보는과정 자체일지 모른다. 
- P322

진정한 유토피아란 신체적인 결함이 말끔하게 소거된 세상도, 그렇다고 장애를 가진 사람들만을 격리해놓은 세상도 아닐지 모른다고. 오히려 장애와 더불어차별을, 사랑과 더불어 배제를 완벽함과 더불어 고통을 함게 붙잡고 고민하는 세상일지 모른다고. 어쩌면 폐기해야할 것은 소수자들의 신체적 결함이나 질병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극복해야 할 것으로 규정하는 정상성 개념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 P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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