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 위로의말을 내게서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라고 말을 건네야 할까. 늘 하던 대로 위로하는 것이 의미는 있을까.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서 어깨를 끌어안았다.
- P197

문제는 보현과 내가 겪는 감정적인 피로였다. 나는 내관여를 원하지도 않고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도 않으면서괴로움만을 토로하는 보현에게 지쳐갔고, 몇 주 전 그냥가족들이 바라는 대로 결혼식 정도는 해도 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꺼낸 상태였다. 
- P198

그보다는 ‘왜 그런 물건들을 굳이 사려는 사람들이 존재하는가‘ 쪽이 나의 주된 의문이었다. 어쨌거나
‘행복‘, ‘침착함‘ 같은 감정이 주로 팔리고 있다면 대중들이 플라시보 효과에 의존하여 위안을 얻으려는 것이라고이해해볼 수 있을 텐데, 부정적인 감정들조차도 잘 팔려나가고 있다는 것이 정말 이상했다.
- P200

그제야 무표정하던 그의 얼굴에 다른 표정이 떠올랐다.
내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고 그는 뜸을 들였다. 입꼬리를조금 올려 웃는 그의 미소는 체념한 것 같기도, 나를 비웃는 것 같기도 했다. 
- P214

의미는 맥락 속에서 부여된다. 하지만 때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담긴 눈물이 아니라 단지 눈물 그 자체가필요한 것 같기도 하다.
- P215

어떤 문제들은 피할 수가 없어. 고체보다는 기체에 가깝지. 무정형의 공기 속에서 숨을 들이쉴 때마다 폐가 짓눌려, 나는 감정에 통제받는 존재일까? 아니면 지배하는존재일까? 나는 허공중에 존재하는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해. 그래. 
- P214

학계에서 마인드를 어떻게 정의하든, 마인드 도서관은삶과 죽음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어놓았다. 여전히누구나 죽음을 두려워하지만 남겨진 사람들의 상실감은달라졌다. 타인의 죽음이 우리에게 남기는 질문, 이를테면 ‘그 사람이 지금 살아 있었다면 뭐라고 말해주었을까?"
‘살아 있다면 이 이야기를 듣고 분명 기뻐해줄 텐데…같은 질문의 답을 도서관에서 찾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
- P225

 사람의 인생은 모두 고유하고 개별적이다 보니 기억과 가장 강력한 상호작용을 보이는 물건들도 모두 다르거든요.
- P248

"그래도 확실한 것은 있습니다. 마인드들은 우리가 생전에 맺었던 관계들, 우리가 공유했던 것들, 우리가 다른 사람의 뇌에 남기는 흔적들과 세상에 남기는 흔적들을 자신들의 방식으로 기억한다는 것이죠. 마인드와 자아의 관계에 대한 의문이 영원히 미해결로 남는다고 해도, 우리는마인드를 통해 그들의 삶을 더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을겁니다."
- P257

어떤 사람들은 마인드가 정말로 살아 있는 정신이라고말한다. 어떤 이들은, 이건 단지 재현된 프로그램일 뿐이라고 말한다. 어느 쪽이 진실일까? 그건 영원히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어느 쪽을 믿고 싶은 걸까?
- P27

"이제…………."
단 한마디를 전하고 싶어서 그녀를 만나러 왔다.
"엄마를 이해해요."
정적이 흘렀다. 은하의 눈가에 물기가 고였다. 그녀는 손을 내밀어 지민의 손끝을 잡았다.
- P271

재경은 과소대표되면서 동시에 과대대표되었다.
-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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