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수녀에게 딩카어로 통역을 해달라고 하니, 수녀는 이곳에서는 식량이 부족해 하루 한 번 저녁에만 식사를 하기 때문에 ‘식후세번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해서 당황하는 거라고 설명했다. 그는다시 한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식량 부족으로 하루 한 끼만 먹다니…….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그는 아프리카 대륙의 많은 곳이 기아와 싸우고 있다는 뉴스를 떠올렸다. 결국 한참을 생각하다 해가 동쪽에 있을 때 한 번, 하늘 중간에 있을 때 한 번, 서쪽에 있을 때 한 번 먹어라"고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설명했다. 아이는 그제야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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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그동안 어떤 사제, 어떤 선교사가 되어야 할지 기도하면서얻은 결론은 자신을 낮추고 톤즈의 청소년들과 주민들을 온전히 섬기고 사랑하는 것이었다. 그 모습에 어울리는 성화는 무엇일까? 그는 자신이 즐겨 부르던 갓등중창단 신상옥의 <내 발을 씻기신 예수)를 떠올리며 지거 쾨더 Sieger Köder(1925~2015)가 그린 <발을 씻어주시는 예수님>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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