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면 대신 이야기를 전해줄래? 여전히 그분들을 많이 사랑한다고 하지만 내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말야. 너도 내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궁금할 거야. - P9
망각, 그것은 내가 순례의식에 대해 가진 최초의 의문이기도 해. - P11
어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을까. 이 편지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이야. 동시에 왜내가 시초지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답이기도 하지. 편지를 끝까지읽고 나면 너도 나를 이해하게 될 거야. - P12
나에게는 분명한 균열이었던 그 울고 있던남자와의 만남 이후로, 나는 한 가지 충격적인 생각에 사로잡혔어. 우리는 행복하지만, 이 행복의 근원을 모른다는 것. - P19
그 시선들은 올리브를 경멸하거나 동정했다. 이게대체 무슨 문제라는 거지? 올리브는 이해할 수 없었다. 델피는 올리브와 마찬가지로 그게 무슨 문제인지 이해할 수없다고 말하는 단 한 명뿐인 사람이었다. - P32
‘이로써 나는 태어날 가치가 없었던 삶임을 증명하는가?‘ 릴리는 나에게서 스스로를 보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세상이 원치 않았던 존재로 태어난 릴리, 세계에서 배제된릴리. 그러나 악착같이 살아남아 어떤 방식으로든 삶의 가능성을 입증한 릴리 다우드나. - P47
그녀의 결정에 대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직도 나는모르겠다. 릴리는 자신의 삶을 증오했지만, 자신의 존재를 증오하지는 못했다. - P47
아름답고 뛰어난 지성을 가진신인류가 아니라, 서로를 밟고 그 위에 서지 않는 신인류를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 아이들로만 구성된 세계를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지구 밖에 ‘마을‘이 존재하는 것은 그녀의 연구가 성공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 P49
올리브는 사랑이 그 사람과 함께 세계에 맞서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거야. - P52
그때 나는 알았어. 우리는 그곳에서 괴로울 거야. 하지만 그보다 많이 행복할 거야. - P51
그림을 그리는 데에 삶의 모든 시간을 쏟기에는 루이의 수명은 너무 짧았다. 그렇다면그림은 그들의 짧은 생을 다 바칠 만큼의 의미가 있어야했다. - P85
이전의 루이들이 희진을 돌보고 아꼈기 때문에 새로운 루이도 희진을 돌보기로 결정한다. 그 과정에는어떤 대단한 결단의 과정이 없다. 그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루이‘가 된다. - P90
루이의 선량함을 생각할 때면, 나는 아직도 지구 어딘가에 남아 있다는 작고 단절된 마을을 상상한다. 할머니는 무력하고 유약한 이방인이었기에 환대받을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 P95
그러나 그중 잊히지 않는 한 문장만큼은지금도 떠오른다. "이렇게 쓰여 있구나." 할머니는 그 부분을 읽을 때면 늘 미소를 지었다. "그는 놀랍고 아름다운 생물이다." 숨을 거두기 전 할머니는 연구노트의 처분을 나에게 맡겼다. 나는 기록의 사본을 남기고, 원본은 할머니와 함께화장했다. 찬란했던 색채들이 한 줌의 재로 모였다. 나는 할머니의 유해를 우주로 실어 보내 별들에게 돌려주었다.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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