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을 꼬박 새운 데다 걱정으로 정신이 없는 이때에 갑자기 이런 방문을 받은 그녀는 청년의 눈앞에 꾸밈없는 그대로의 얼굴을 보였으며, 그 얼굴에는 여러 가지 감정이 순수한 색채들처럼 연달아 떠올랐다. 두 사람은 얼마 동안 서로 멍하게 얼굴을 마주보았다. 그러나 서로 상대방을 눈여겨보는 것은 아니었다. 두사람은 각자 자기 생각의 비약을 좇고 있었다. - P23

 그는 자크가 집을 나간 것을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호기심만이 작용했을 뿐이었다. 말하자면 어린 공범자인 그 소년에게서 실토를 받아 내려고 여기에 온 것이다. 그런데 일은 다시 한 번 복잡해졌다. 그는 그로 인해 오히려 즐거워졌다. 
- P23

소녀는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바로 그 순간에 소녀의 눈빛에서 읽은 것을 결코 잊을 수가 없었다. 그 속에는 온갖 격려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 이미 강인해진 내면의 생활, 그리고그러한 고독 속에서의 비탄, 이런 것들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에 그는 자신도 모르게 마음의 동요를 느껴 시선을 떨구었다.
- P30

여러분, 저는 단 한 줄도 읽지 않겠어요. 그 애의 비밀이여러 사람 앞에서, 그 애 모르게 폭로되고, 그 애에게는 변명할 여지조차 남겨 주지 않다니요!
- P38

앙투안은 직업적인 시선으로 목사를 관찰했다. ‘놀라울정도로 불균형하군.‘ 하고 그는 생각했다. ‘그리고 저 내면의웃음과 미치광이처럼 무표정하게 찡그린 얼굴・・・・・・.‘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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