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모든 생명의 의미이자 존재 이유는 그것이었다. 우리가 여기에 있고, 그토록 많은 시련을 견뎌 내고, 계속 숨을 쉬려고 애쓰며, 그리도 무거운 짐을 짊어지는 것은 바로 사랑을 알기 위해서였다. 디안은 여신이아닌 다른 무엇도 사랑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아닌 것 같았다. 아빠가 묘하게 행복한 표정을지으며 엄마의 품을 파고드는 것을 한두 번 본게 아니지않은가? - P34

지옥도 선의로 도배가 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치졸하기 짝이 없는 의도도 진솔한 기쁨의 근원이 될 수있다.  - P44

 그녀의우주론에 따르면 이런 경우는 이렇게 설명되었다.
신은 날 사랑해. 다만 이상한 방식으로 사랑하는 거야.
그녀는 그 사랑을 나에게 보여 주고 싶어 하지 않아. 왜냐하면 나는 여자니까 나에 대한 그녀의 사랑은 비밀이야.> - P46

디안은 네 살의 나이에 엄마가 자신의 기대에 걸맞은삶을 누리지 못해 못마땅해한다는 걸 파악할 정도로 엄마를 사랑했다. 생활이 나아지긴 했지만 그녀는 기껏해야 약사 아내일 뿐이었다. 여왕이 아니라, 남편이 아무리 그녀를 배려하고 사랑해도 그는 왕이 아니었다. 엄마에 대한 사랑이 어찌나 큰지 딸은 자신의 탄생이 엄마에게는 그간 꿈꿔 온 이상의 끝, 즉 체념이라는 것을알아차렸다. 반면에 니콜라의 탄생은 엄마에게서 아무것도 앗아 가지 않았다.  - P50

디안은 속마음을 감춰야만 했다. 그녀는 셀리아에게가능한 한 다정하게 뽀뽀를 해주었다. 그렇게 그녀의어린 시절이 끝났다는 것을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 P59

넌 살고 싶은 거니, 아니면 죽고 싶은 거니?」 의사가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 P80

의사는 그녀에게 단 하나의 질문을 했다. 그녀가 감히 자신에게 던지지 못했던 질문이었다. 그는 부녀의 짧은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그녀를 관찰하는 것만으로 사태의 전모를 파악했다. 그리고 단 하나의 질문으로 그녀의 운명을 바꿔 놓았다. 디안이 살기로 결심했을 뿐만 아니라 마침내 하나의 목표, 그 아저씨의 직업을 갖겠다는 목표를 세웠던 것이다. - P81

마리는 여전히 그녀에게 매료되지 않는 유일한 인물로 남아 있었다. 그나마 나아진 것은 디안이 이제는 엄마의 마음에 들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모녀는 주말에 모처럼 만나도 예의상 간단한 인사만 주고받았다. 디안이 늘 꿈꿔 온 대로 고통에 시달리는 것을 막아 주는 무관심의 경지에 도달했거나 맏딸을 칭찬하는 말에 마리가 더는 질투를 느끼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그들 각자가 이해 당사자가 아닌 관객의 입장에서서로를 바라보았기 때문이었다. - P86

「너도 알다시피, 체르노빌의 낙진은 프랑스 국경에서멈추지 않았어.」
「왜 그런 얘길 하는데?」
「우리의 기대 수명이 훨씬 짧아졌단 뜻이지. 방사능때문에, 우리 친구 하자.」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
넌 학교에서 늘 따분한 표정을 짓고 있어 기대 수명도 짧아졌는데 시간을 허비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잖아.
「나랑 친구 하면 더 이상 따분하지 않을 거야.」
엘리자베스는 웃음을 터뜨렸다. 이렇게 해서 그들은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단짝이 되었다.  - P90

알프레드 드 뮈세의 시구에 깊은 감명을 받았어요.
<너의 심장을 쳐라, 천재성이 거기 있으니>라는 시구였죠.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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