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설의 대가가 채리라면 막말의 대가는 역시 엄마이다. 욕설의 대가는 형이고. 셋 다 만만찮은 화력을 자랑하지만 방향이 좀씩 다르다. 나 같은 비루한 전투력의 소유자는 그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까 숨어 있을 뿐이고, 나중에 보니 에니어그램 유형을 행동 방식으로 분류할 때 3번 체리, 7번 엄마, 8번 형 셋은 ‘공격형‘ 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어딜 가도 기가 세 보일 수밖에 없는 유형이란 얘기다. 어쩐지. 여하튼 나의 깨달음 따위보다 당장 중요한 건, 엄마의 막말에 형 역시 기가 꺾이기는커녕 더 욱했다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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