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변화에 적응하고자 하는 개인의 변화는 생명체가 생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치열한 과정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를 자세히 관찰하면 어떤 방향으로 적응해야 할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이것입니다. 저는 사람들이 남긴 흔적을 그러모아서 그 속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을 읽습니다.
(프롤로그 중) - P10

그 후 ‘빅데이터‘라는 단어는 우리 사회에서 하나의 유행어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신의 생각을 여러 곳에 알렸고, 그렇게 쌓인 데이터는 한 명 한 명의 욕망을 기술하는 근거가 되었으며, 그 욕망의 합은 우리 사회가 합의를 이루어가는 소중한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러한 욕망의 상호작용을 바라보면서, 저는 서로에 대한 오해와 억측이 얼마나 많은 갈등을 만들어내고 있는지도 조금씩 보았습니다. 
(프롤로그 중) - P12

일어날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운명론이거나 정해진 결과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가 그것을 선호하고, 그것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모둠살이가 숙명인 인간종의 구성원 한명 한 명이 원하는 지점, 각자의 욕망이 합의되는 지점, 바로 그곳에서 일어날 일은 일어납니다. 
- P14

빅데이터가 사람들이 쌓은 흔적이라면 그 흔적이 왜 만들어졌고,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특히 한 명 한 명이 아니라 복수의 사람들이 어떤 말을 하고, 함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파악하고싶었습니다.
- P21

 이처럼 그때는 틀렸고 지금은 맞는 것이 얼마나 많을지 생각해봅니다. 더 확장하면 지금 보기엔 당연한데 나중에는 당연하지 않을 것이 얼마나 많을지도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 P25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이 모든 변화를 여러분은 잘 받아들이고 있는지요? 여러분의 감수성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삶에 대한 이해도가 달라질 테고, 몸담은 산업의 전망도 달라질 것입니다.  - P27

코로나19가 일으킨 삶의 변화를 돌아봄으로써 알게 된 건,
코로나19 때문에 생긴 변화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오래된 문제들이이번에 격정적으로 노출됐을 뿐이었습니다.
- P52

그런 이유로 예전 같았으면 ‘굳이 거기까지 할 필요가?‘ 했던 것들이 이제는 당연해지고있습니다. 예전에는 디테일에 대한 요구가 적었지만 지금은 당연해집니다. 그 당연한 섬세함이 풍요로운 삶을 만드는 전제조건이되기 때문입니다.
- P54

지난10년간 한국사회는 혼자서 무언가를 잘 꾸려가는 사회로 분화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변화를 이해하고 나면 나 또한 혼자 잘지낼 수 있도록 독립성과 유연성을 갖추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겠죠.
나아가 이 흐름이 계속된다면 1인 사회로의 분화를 넘어 가족의 해체까지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P58

딜리버리 서비스를 비롯해 각종 가사노동이나 행정업무 아웃소싱 서비스가 성업 중이고, 반려산업도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미 가족의 의미가 희미해졌기 때문에 이런 산업이 뜨는 것일 수도 있겠고요. 좋든 싫든 가족이 내삶의 안전판이자 나를 지지해주는 존재였다면, 가족의 기능이 외주화되고 관계는 단속적으로 변하면서 가족이 차지하던 절대적인 의미가 축소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 P59

효도 시스템을 외주화할 만큼 엄청난 부를 쌓든지, 아니면 독자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을 키워야겠죠. 이 점을 먼저 깨닫고 꾸준히 독서하고 운동하는 생활습관을 가진 어르신들처럼 말입니다. 자신의 생산성과 사회적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일상의 혁신을 계속 해나가야 합니다. 기술과 세상이 바뀌는 속도에 뒤처지지 않도록 스스로 업데이트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 P60

2017년부터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에 관한 언급이 쭉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흔히 자동화라 하면 공장에서 기계적인 로봇이 조립을 대신하는 자동화를 연상하기 쉬운데, 이제는 논리적인로봇이 주도하는 사무직 자동화가 뜨고 있습니다. 과거 1980년대초반의 사무자동화, 즉 OA(office automation)를 생각하는 분들은 오늘날의 RPA가 어디까지 진화했는지 상상도 못하실 겁니다.  - P73

RPA도 사람이 하던 업무 중에서 OCR optical character recognition 로 정보를 읽어내거나 텍스트를 바이트로 끌어낸 다음 그 안의 로직을 규칙화해서 자동화하는 작업이 확장된 것입니다. 
- P74

스마트팩토리가 만들어지면서 인건비가 싼 해외에 공장을 지었던 기업들이 다시 자국으로 돌아오는 리쇼어링reshoring 사례가늘고 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글로벌 밸류체인의 취약점이노출되면서 자기 나라로 돌아가는 시도가 여기저기서 보이고 있죠. 그런데 이것이 고용을 담보하지 않습니다. 완전자동화 시스템및 인프라가 사람 없는 공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새로운 기회 또는 위기에서 어떻게 좋은 점은 취하고 그렇지 않은 점은 피해갈 수 있는지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입니다.
- P75

지금까지 우리는 변화의 3가지 상수를 살펴보았습니다.
첫째, 분화하는 사회, 우리는 혼자 살고 좀 더 작아진 집단으로가고 있습니다.
둘째, 장수하는 인간,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오래 살고 젊게 삽니다.
셋째, 비대면의 확산, 이는 기술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대면을 꺼리기 때문에 강화됩니다.
- P76

기억해야 할 변화의 상수 3가지 :
당신은 혼자 삽니다.
당신은 오래 삽니다.
당신 없이도 사람들은 잘 삽니다.
- P78

집에서 혼자 또는 부부끼리 먹으니 안주와 주종 선택에 자신의취향이 한껏 발휘됩니다. 이 때문인지 와인이 급격히 뜨고 있습니다. 와인만큼 취향이 섬세하게 나뉘는 주종도 드물죠. 게다가 사진으로 찍으려면 병이 예뻐야 하거든요. 와인과 크래프트비어는되지만 기존의 소주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 P80

저는 직업상 다양한 영역에 계신 분들을 만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사람들이 제게 하는 질문이 반복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한동안 줄창 MZ 세대에 대해 묻더니, 그다음에는 커뮤니케이션과 브랜딩에 대해 물었습니다. 지금은 업무를 둘러싼 하소연을 많이 듣습니다. 거칠게 요약하면 상사들은 ‘젊은 직원들은 왜일을 안 하는지 고민이고, 그 젊은 직원들은 상사가 무능해서 싫다‘고 합니다.
그래서 알았습니다. ‘아, 공통질문이 있구나.‘
저는 운 좋게도 다른 사람보다 먼저 질문을 받았고, 심지어 똑똑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물어보는 사람의 머리가 좋다는 말이 아니라, 고민이 깊었다는 것입니다. 자기 일과 세상에 대해 오래 고민한 끝에 나오는 핵심을 찌르는 질문에는 아무렇게나 대답할 수없죠. 저 또한 깊이 숙고하고, 사방의 전문가들에게 물었습니다.
- P81

즉 제 비결(?)은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이종heterogeneous 간의 지혜를 모으는 사고를 한 것입니다. 질문은 현업에서 일하는 분들이 줬고, 그에 대한 해법은 다양한 주제를 공부하는 학자들에게 들으면서요. 저는 질문을 전달했을 뿐입니다. 각자 다른영역에서 깊은 사고를 하는 독립적 인간들이 모여서 함께 고민하는 작업이 가장 소중합니다.
그러니 교류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공부해야 하고요. 공부하지 않으면 질문을 받았을 때 ‘내 생각은 말야‘ ‘나 때는 말야‘ 하면서 뻔한 말을 늘어놓거나, ‘인생이 다 그런 거 아니겠어?‘ 같은 말로 모호하게 둘러댈 수밖에 없습니다.
- P82

다만 초반에는 이 질문이 변화의 신호인지 단순한 소음인지 알기 어려울 수는 있습니다. 그때의 방법은, 많이 읽는 겁니다. 책이든 뭐든 꾸준히 많이요. 읽다 보면 패턴이 반복되는 게 보입니다.
신호가 증폭되는 게 있고 감소하는 게 있는데, 그걸 보면 됩니다.
구글트렌드 등 검색엔진의 키워드 분석 툴이 이런 역할을 하기도하고요.
누군가에게는 원하는 대답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당장 미국 주식을 살지 말지 누가 찍어주면 좋겠다는 사람에게 몇 년 동안 책읽으라 하면 좋아할까요? 그러니 급한 대로 ‘1000권 읽고 깨달은 것들‘ 같은 다이제스트 책을 읽습니다. 그러나 성취란 다이제스트로 얻어지는 게 아닙니다. 1000권을 읽는 와중에 그 노력을통해 각성하는 거지, 1000권에 담긴 정보가 저절로 각성을 주지는 않습니다. 성취란 목표가 아니라 과정에서 얻어지는 훈장임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 P83

환경이 바뀌면 과거의 계획은 무의미해집니다. 변화가 일어다는 것은, 삶에 대한 우리의 정의와 그에 따른 준비를 돌아보아야 하는 상태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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