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책장
2021년, 서른 두번 째 책. (2021년 10월 읽음)
지혜북스 & 우세계 (지은이)
달밤책장, 2017



8월 말 여름휴가 대체로 간 책방 투어 중 강화도 서점 ‘시점‘에서 고른 책이다. 독립출판물을 한 권이라도 사고 싶은 마음에 무엇을 살까 하다가 글씨체가 이쁘고 표지가 심플하여 골랐는데, 책방지기님께서 우세계 작가분의 다른 책을 추천 하셔서 (순식간에 영업 당함. 나쁜 의미로 쓴 말 아니고 좋은 의미로 쓴 말이다. 정말 !) 또 한 권도 같이 골랐다. 이날 시점에서 고른 책이 꽤 되었다. 왜 그렇게 사고 싶은 책은 많은지. 혼자서 책 선발 리그전을 해서 고르고 골라 몇 권의 책을 골랐다.



달밤책장은 두 명의 독립출판을 꿈꾸는 진솔하고 대책없는 귀여운 지기님 둘이 7게월 동안 부여에서 책 판매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여정을 담은 책이다. 에이커스 책방의 ‘책방을 꾸리는 중입니다‘ 를 읽으면서 서점을 하는 그 이면을 응원과 재미 안타까움 따뜻함으로 읽었다고 하면, 이 책은 또 나름의 다른 서사가 있다. 그렇게 굿즈를 준비하고 이벤트를 준비하고... 책방을 하던지, 야외 프로젝트를 하던지 어떤 거 하나 무난 한 것이 없다.



분명 읽으면 읽을 수록 고생이 심한 이야기인데 이상하게도 웃움이 난다. 생각 보다 이 두어 분 상당히 낙관적이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일찌감치 포기했을 수도 있는데, 그저 성실함으로 묵묵히 버티면서 그 과정중에 드러나는 두 분의 색깔이 참 귀엽고 대책없다. 귀엽고 대책없다는 말이 딱 드러맞는다. 읽다가 분명 씁쓸한 포인트가 되어야 하는데 한 문장 한 문장이 낙관적이고 웃음을 짓게 한다.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솓고 기회가 된다면 얼굴 뵙고 함께 하고 싶단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며 독립출판물의 대여 시스템도 가능하구나 (물론 현실적으로 이 책에서는 실패했다고 보아야 한다) 하는 생각도 들고, 생각 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책을 만든다는 것, 이벤트를 한다는 것들이 얼마나 바쁘고 힘들고 실패하기 쉬운 일인지.. 알면서도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다 제쳐두고서 이 책에 있는 작가분들의 따뜻함. 그리고 회원이 되어준 3호님 부터 그 이후 분들, 관련자들. 어쩜 다들 이쁘고 좋은지 모르겠다. 꼭 한 번 정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철 없는 말일 수 있지만, 나도 이런 프로젝트, 이런 책방 좋은 사람들과 한 번 해보고 싶다. 철 없는 말이 아니라 일단 꿈으로 하나 잡고 있어야지. 사실 몇 년전부터 생각했던 이야기인데, 대책없는 걸 하고 싶지 않아 일단 꿈만 꾸고 있다.

마음에 남은 구절, 내 맘대로 pick. ​

「 회사에서는 의지와 상관없이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나의 모난 부분을 깎아냈다.
면, 밖에서는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아가면서 나와 결이 비슷하거나 에너지가 맞아서 서로를 키우고 증폭시켜주는 관계가 많아지는느낌이다. 2호도 그중 하나고.
- P 9」​

「 진눈깨비 날리는 아침에 따뜻한 쌍화탕으로 손을 녹이며 버스를 기다리고, 내려서 20분 정도 더 길어, 기어코 그 집을 보러 갔다. 느낌 있다. 4월에 찍은 로드뷰로 화사한 조리예 사진을 봤는데, 우중충한 추운 날 내가 끓인 실물도 느낌이 있다. 이렇게 날이흐린데 느낌이 좋으면 화창한 봄에 얼마나 좋을까? 의도치 않게 기대가 생겼다. 그리고 2호는 영업 당했다.
- P 10」

「 나는 그렇게 1호가 던진 달밤 야시장을 또다시 ‘가볍게 줍줍했다. 생각보다 장단이 맞는 1호와 한다면 재밌을 것 같기도 했고, 여태 해왔던 다른 행사들처럼 가볍게 단기간으로 진행되는 행사라생각했다. 가볍게. 이놈의 가볍게가 문제다. 가볍게가. 알고 보니 4월부터 10월까지 장장 7개월 동안 길게 이어지는 행사였다.
- P 14」

「 지인과 통화하다가 부여집 계약 이야기가 나와서 그분 차로 한께 가기로 했다. 2호와는 처음 보는 사이라서 내려가는 차 안에서서로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더니 뒷자리에 앉아서 잘 잔다. 수더분한 녀석, 새 책 작업이 많이 힘들었나 보다. 내가 그랬듯 둘도 보면 반할 것 같아서 둘에게 들어가서 보고 너무 큰 리액션은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계약 전에 본심을 들키면 안 되니까. 둘은 목소리를 낮추고 웃음은 됐지만 긍정의 코멘트를 계속 쏟아냈다.
- P 18」​

「 하지만 나쁜 남자처럼 이 나쁜 집은 단점을 뛰어넘는매력이 너무 컸다. 결국 계약을 하기로 했다.
- P 22」​

「 연락이 오지도 않았는데 우리는 무슨 생각인지 엽서를 전문업체에 맡겨 인쇄하기로 했다. 그 때문에 일러스트를 조금씩 다듬었다. 뒷장은 같은 디자인만 가능하다기에 카피 문구를 하나 통일해넣자는 의견이 모였다. ‘여기가 어디유‘, ‘부여유‘, ‘책이유‘... 이상한 말들을 내뱉기 시작했다. 1호와 작업을 하면서 좋은 점이 있다면이렇게 개드립을 서로 양심 없이 날릴 수 있다는 것이다.
- P 29」

「 본론으로 들어가 독립출판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했고 들고간 다양한 제작자분들의 독립출판물들을 보여줬다. 역시나 신기해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자체 제작한 엽서와 스티커도 보여주면서반응이 나쁘지 않아 살짝 붙을 수도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방심하면 안 된다. 무수한 취업 면접에서도 분위기는 좋았지만, 결과가 다 좋은 것은 아니었으니까.
- P 31」​

「 1호가 엑셀을 잘 다루기에 가능한 시뮬레이션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이해할 수 있었다. 논란을 넘어 감동이네 엑셀 이거.
- P 32」​

「 1호는 내게 형돈이와 대준이 같은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게 도대체 어떤 관계냐고 1호에게물었다. 우리 둘 어쩌다 이렇게까지 와버리게 되었는지 생각할수록어이 없으면서 신기하다.
- P 33」

「 교육장에 도착해서는 앞자리에 앉았다가 행여나 인간표본이 될까 봐 뒷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다행이었다. 결국, 앞자리에 앉아 계신 아주머니 한 분이 앞에 불려 나가서 인간표본이 되었다.
- P 40」

「 심지어 저녁까지 먹고 간 것인데 6시 내 고향 리포터라도 빙의된 듯 부여도 아닌 타지역에 가서 계속 음식을 입에 넣어대고 있었다. 예비 부여 야시장 매대 운영자로서 부끄러움도 잠시, 신랄한 맛평가가 이어졌다. 이건 맛있고 저건 맛있어.
- P 43」​

「 다이소 가려고 차 타고 논산까지 가다니. 나 창피해서 누구한테 말도 못 해.
아무튼, 논산 다이소에서 결국 원하던 책꽂이를 사고 신나서 부여로 돌아오는 길에 마음을 울리는 글 하나를 보게 되었다.
˝눈길 걷다 보면 꽃길 열릴 거야.˝
- P 45」

「 상품은 총 5팀으로 상품 매대가 현저하게 적었다. 음식 매대가주를 이루는 이런 곳에서 과연 책이 팔릴까. 반대로 책이 안 팔리는데 과연 대여하려는 사람들이 나타날까. 답을 왠지 알 것 같았지만그 답이 아니길 바랐다. 기적은 있게, 하지만 예측이 전혀 되지 않는 상황이었기에 첫날 매출은 0, 회원모집 역시 0일 거로 생각했다. 기대가 없어야 실망도 없는 법.
- P 46」​

「 미리 양해 메일을 다 돌렸어야 했는데 게으름에 뭉그적거리다 결국 이렇게 제 명에 못 사는구나 싶었다. 죄인은 어딜 가도 괴인이다.
- P 47」

「 모창가수 김건모와 음식에 가려져 책에 다들 관심이 없을 줄알았는데 고맙게도 책에 관심을 주는 몇몇 분들이 있었다. 그중에는 누가 봐도 관계자가 시켜서 사러 온 듯한 분위기를 내는 분도 있었다. 만 원을 꼭 채워서 사가야 한다면서, 누구야, 누가 만 원 매출올려주라고 시킨 거야. 내가 그러면 고마워할 줄 알고!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너무 고맙고요. 네, 동정 역시 돈입니다. 매출 0을 기록할 줄 알았는데 덕분에 0은 아니었다. 역시 걱정을 해야 격정이 안 생긴다.
- P 47」

「 효율이 중요했던 임금노동자 시절에는 업무 메일을 꽤 잘 쓴다고 생각했다. 사무는 사무적으로 했으니까. 일할 때 감정이 섞이면노이즈가 많아지고 증폭된다. 사적인 친분 교류나 감정적 터치 보다는 공동의 성취와 팀워크로 관계를 맺는 것이 좋았다. 매니만 지키면 감정 상할 일도 없고, 그런데 이건 역할 대 역할이 아니라 개인 대 개인의 커뮤니케이션으로 느껴졌다.
- P 51」

「 첫 회원은 가까운 곳에서 나타났다. 부여시장 건물 2층 청년몰에서 그림가게‘를 하시는 분인데 독립출판물 매대가 들어온다고 하서 궁금했다며 첫 주부터 놀러 오신 분이다. 회원모집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셋째 주에도 오셔서 이것저것 구매하시고 두 번째 달밤편지를 못 받았다며 찾으서서 우리에게 감동을 주셨는데 떠나기 전그림책을 집에서 조용히 보고 싶다며 회원가입을 하셨다. ㅜ_ㅠ아무리 책의 탈을 썼지만 감동의 이모티콘을 안 쓸 수가 없다) 그리고매주 들르셔서 새로 나온 것들이 있는지 매대를 찬찬히 살피고 신중히 책을 고르는 모습에 우리는 큰 위안을 얻었다. 2호는 의기소침해질 때마다 ˝3호 님 오셨으면 좋겠다.˝를 입에 달고 살았다.
- P 54」​

「 그날도 어김없이 사업추진단 팀장님이 매출 체크를 하러 오셨는데 금액을 듣고민망해하셨다. 일찍이 우리에게 ˝돈 벌러 오신 거 아니잖아요. 봉사하러 오셨잖아요.˝ 라는 명언을 남기셨는데 이번엔 뭐라도 팔아주고싶어 하셨다. 뻘쭘함, 낯가림, 부끄러움을 모두 내려놓고 우리는 동시에 ˝회원 가입하세요.˝를 외쳤다
- P 56」​

「 그런데 대뜸 나타나셔서 회원가입을 하신다니, 우리의 행복한 척 해봤자 자연스레 묻어나는 구질구질한 인스타 포스팅에 측은지심이 발동하신것 같다. 그러면 어떤가. 우리는 돈으로 하는 어떠한 동정도 다 받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
- P 57」

「 퇴사 후 ˝그간 나의 베풂은 돈위에 서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일 년의 백수기간만큼허세를 뺀 나의 마음은 좀 더 쭈글쭈글하고 찌질해져서 본래의 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뭐라도 하나 사 준 너의 그 마음 고맙게 받을게. 까먹는 삶은 인색함을 인정하게 하기도 했지만 고맙다는 말에 담는 내 마음의 크기를 키우기도 했다.
- P 61」

「 대단한 사명이 있지도 않고 자유창작인으로 먹고 살 궁리를 하려고 시작한 프로젝트지만, 우리에게 의미를 부여해주는 분들을 만나면 좋긴 좋다. 이 시대에는 대의만으로는 개인이 행복할 수 없고, 올바른사익이 때로는 대의보다 더 공익으로 발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P 61」

「 (달밤 책장은 대여 시스템 외에도 극소량 매입도 진행하고 있다) 첫날은 작가님들에게 말을 꺼내지 않고 소장용으로 책들을 샀다. 가서 말을 꺼내는 것도 부럽고 민망해 1호가 오면 같이얘기해야지 하고 있었다. 거 힘든 것도 같이하고 부끄러운 것도 같이 좀 합시다.
- P 68」​

「 애초에 별생각이 없었다. 둘이 같은 목표나 목적을 먼저 정하고 기획한 것도아니고 한 명이 장고하여 기획하고 상대가 절대적 지지를 바탕으로동의한 것도 아니다. 그냥 별생각 없이 공고가 보여서 던졌고 그냥별생각 없이 받았다. 다만, 그 후에 성실함과 책임감으로 꾸역꾸역별생각 없이 던지고 받았던 것들에 살을 채워 나간 것뿐이다.
- P 72」

「 만 18~30세의 청년들이면 외국으로 워홀을갈 수 있다. 아르바이트로 농장에 가서 일들도 한다고 한다. (가본적이 있어야 알지) 나는 부여로 워홀을 왔나보다. 처음 부여로 왔을때 대문 옆 큰 나무가 하나 있었는데, 그게 바로 문제의 뽕나무다.
- P 84」​

「 나무가 크니 열매가 많아도 너무 많다. 그래도 그때는 솔직히조금 재밌었다. 서로 힘들다고 말은 하지만 눈이 웃고 있었던 것 같다. 기분 탓인가? 플라스틱 통에 한가득 담아 첫날은 부엌에 서서오디 감별사처럼 벌레 먹은 오디를 골라내고 씻은 다음 물기를 제거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그때부터 솔직히 개고생이 느껴졌는데 우리 둑은 그걸 애써 모르는 척 현실부정을 하며 웃고 있었다.
- P 85」​

「 쓰는 만큼 또 벌어보겠다고 둘이서 나름 앉아서 열심히 설명했다. 그리고 돈도 안 받고 책을 팔았다. 책을 사 간 분이 헐레벌떡 뛰어오셔서 왜 돈 안 받은 거 얘길 하지 않았냐고 돈도 안주고 책 받아 간 거 알고 욕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 다시 돌아왔다고 하셨다.
‘뭘 알아야지 욕을 하지요...‘
- P 93」​

「 2호가 당월에아간 철학관에서 7월에는 돈을 번다고 했다. 서동연꽃축제는 7월이었다. 그래서 돈을 벌 줄 알았다. 다단계에 끌려 들어가도 이상하지않을 의식의 흐름이었다.
- P 95」​

「 매출이 바닥을 쳐도, 비가 와도 야시장 전체가 취소되는 날이 아니면 우리는 꼬박꼬박 빠지지 않고 나갔다. (연꽃축제 기간에만 빼고) 성실함이 우리의 무기다. 무기긴 무긴데 무기 같지 않아서 문제지만 무기긴 하다. 우리도 사람인지라 가기 싫고 쉬고 싶은 날도 많았다. 하지만 우리가 악착같이 나가는 이유는회원님들이 대여와 반납을 하러 왔을 때 우리 매대가 없으면 안 되는 이유가 컸다.
- P 101」​

「 하지만 이초에 잘 짜인 계획하에 이루어지는 회원가입이 아니다 보니 회원분들의 기간 연장이 이어지지 않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분명 필장히고마운 부분인데 언제까지 안쓰럽고 불쌍하단 이유만으로 주변의도움을 받을 텐가. 그건 아니었다. 쉽게 생각하고 시작했던 일이 잘풀리지 않자 복잡해지고 있었다. 웃고 떠들다가도 갑갑한 운영 현실이다. 그나마 1호와 둘이 해결되지 않을 일이지만 이야기를 하면서 속풀이라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안 그랬으면 저 들판에 나가서 김혜자처럼 춤이라도 춰야 했을 것이다.
- P 104」​

「 그래도 인스타 보고 찾아오셨다는 손님이나, 인스타에서 봤다는 분도 계시니까 홍보가 맞긴 하다.
아무래도 서울에 있을 때 보다는 SNS에서 행복한 적을 하거나, 앓거나를 많이 하는데 반응을 보다 보면 취향은 넣어두고 무조건 좋아요를 눌러주시는 분들이 있다. 댓글로 쏠쏠한 재미를 주시기도하고, 사이버 친구님들 덕분에 부여가 섬이 아니라 육지인 걸 느끼고 있어요!
- P 107」​

「 각자의 세계 안에서 작업을 하는 것은 오롯이 혼자의 영역이다.
조건 없는 지지를 보내주는 가족이나 친구도 물론 고맙지만, 좀 더서로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과 보내는 일상적인 시간이필요하다. 회원을 넘어 친구가 되어준 두 분과 함께 보낸 시간은 이곳에서 만난 부여유다. (그나저나 이거 2호가 썼으면 훨씐 더 재미있을 것 같은데, 이번 뽑기는 망했어. 저희는 뽑기로 챕터를 정합니다. 하하)
- P 114」

「 내리막길이라 굴러갑니다
제목은 얼마 전 누군가로부터 달밤 책장은 잘 운영되고 있느냐는 안부 문자에 대한 나의 답장이다. 구르는 대로 굴러가던 달밤 책장의 마지막도 어느새 코앞으로 다가왔다. 난생 엄청난 의무감으로 시작한 것도, 원대한 뜻을 가지고 시작했던 프로젝도 아닌 정말 뭣도 모르고 시작해서 용감한 프로젝트였다. 원래 사람이 모르면 용감하다. 그리고 뭘 몰라야 세상 살아가는 데 이롭다.
- P 117」​

「 현재 달밤 책장의 손익상황은 손익은 없고 상황만 있다. 이윤을도표로 한 사업이라 치면 망한 거나 다름없다. 버는 돈이 거의 없기이 오히려 생활비는 별어둔 돈에서 까먹고 있다. 그런데도 왜 이걸하느냐, 누구는 열정과 낭만이 가득한 꿈을 위해 해나간다는 대답이 나올 거라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하기로 한 것이기에,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내리막길 속도에 맞춰 굴러 내려가고 있을 뿐이다.
비록 내리막이라 꿈과 열정, 낭만은 없지만, 현실적으로 둘 다 성실은 합니다.
- P 121」​

「 그냥 눈앞에 놓인 작은 일을 끝내는 것. 그것의 의미나 발전 가능성이나 더 나은 모습, 더 큰 재미를 굳이 상상하지 않는 것. 미래를 현재의 동력으로 당겨 쓰지 않는 것, 잘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하는 게 잘 하는 거야. 2년 전 인생 선배가 해주신 말씀을 달밤 책장을 지내 오면서 몸으로 익히게 되었다.
- P 133」​

「 달받책장을 7개월 동안 해오며 함께 무언가를 해 나가는 것이 마나 많은 의견과 감정이 뒤섞이는 것인지 다시금 알게 되었다.
자에서 팀 작업을 하는 것과는 또 달랐다. 상대방을 너무 배려해서 생기는 문제점도 알게 되었고,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도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 둘 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보다 개인이로 작업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란 것 또한 알게 되었다. 어떠한 일이든 그 안에서 배우는 것이 반드시 있다. 당장 눈앞에 보이진 않아도시간이 흘러 그것들이 경험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실제로 그래왔기 때문에 알 수 있다. 힘들었던 시간을 해치고 묵묵히 걸어 나가면 비록 피부에 상처는 날지언정 결국 길을 찾고 상처는 아문다. 여태껏 그래왔다. 달밤 책장은 결과가 어떻든 과정에서 배워나간 것이 많은 좋은 경험으로 남게 될 것이다. 앞으로 어떠한 시작을 하건 좋은 밑바탕 역할을 해 줄 거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 수 있다. 무속인은 아니지만 난 얼굴 경영 수업도 받은 사람이니께.
- P 137」​

「 드디어 달밤 책장의 간판을 떼는 마지막 날이 왔다. 언제나처럼 익숙한 하루를 시작으로 마지막 날도 우리는평소처럼 야시장으로 향했다. 마지막 날이라 눈물이 그럼그럼 맞했을 거라는 문장은 우리의 마지막에 해당하지 않는다. 누구도 울지많았다.
- P 142」​

「 마지막 날은 지나갔고, 아직 할 일은 남아있다.
- P 147」​

「 책방에서 하는 마켓인데 책은 커녕 나는 아무 짝에 쓸 데 없는 장난감을, 1호는 감을 갖고 왔다. 그렇다. 그 먹는 감이다. 실로놀라운 마켓이었는데 저녁 시간에는 이내님의 공연도 이어졌다. 달밤책장이 끝나고 처음 갖는 서울에서의 즐거운 마켓. 와 내 책 안파니까 이렇게 재밌네.
- P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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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9 11: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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