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변의 자아를 생각하는 사람의 삶과, 끝없이 변화하는 자아의 실체를 고민하는 사람의 삶과, 그런 것에 관심 없는 사람의 삶과, 이 모든 세계관의 의미를 이해한 이의 삶의 모습은다를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는 이 모든 세계관을 건너왔으니, 남은 숙제는 자기 내면 안에서 진지하게 자신의 답을 길어 올리는 것일 테다.
- P386

그리고 결국 소크라테스는알게 되었다. 자신이 그들보다는 그나마 덜 무지하다는 것을 말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면서도 자신이 무엇인가를 매우 잘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반면 소크라테스는 최소한 자신이 무엇인가를잘 알지 못한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었다. 이것을 ‘무지의 지(無知一知)라고 한다. 진정한 현명함이란 자신의 무지를 자각하는 것에서 출발할수 있음을 소크라테스는 알고 있었다.
- P419

그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확실한 것이란 애당초 없다. 이러한 입장을 회의주의나 불가지론이라고 하는데, 이는 질문 자체를 무력화한다. 회의주의나 불가지론은 뭔가 쿨해 보이는 면이 있다. 그리고어려운 질문을 그럴싸하게 회피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편하고 효율적인 입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회의주의는 선택하기 쉽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민 없이 선택하는, 가장 무성의한 대답이기도 하다. 서양 철학이 오늘날까지도 학문의 기초가 되고 높게 평가되는것은 무수히 많았던 회의주의적 대답 속에서 어렵게 진리의 토대를 꿈아온 역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 P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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