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 명쯤 앉았다 일어나것 같은 소파에 기대앉아 한숨을 내쉬며 홀짝이는 커피, 언제나 부족한 나의 수면을 대체해줄 생명의 포션. - P11
누가 봐도 비난의 의도가 명징한 멸칭이지만, 뭐, 그들이 나를 뭐로 부르는 상관없다. 마이클이 아니라 마이클 할아버지라고 부른다고 한들 나로서는 알 바 아니다. 다만, 별명을 붙일 정도로 나를 친근한 사람으로 인식해 자신들의 사교 활동에 동참하기를 슬쩍 강요할까 봐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중이다. - P12
여차하면 회사를 때려치우겠다고 마음먹은 뒤로는 모든 게 편해졌다. 아무렇지도 않다. 거짓말이다. 정말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초연한 사람이 이렇게주절주절 많은 생각을 늘어놓을 리가 없지. - P22
아, 정말이지 사람이 싫다. 직장인들 중 타인을 진심으로 미워해보지않았던 사람이 존재할까? - P24
게다가 긁지 않은 복권이라니. 상대방은 누구보다도 절실히 자신의 현실을 살아가는 중인데 타인이 왜 함부로 그 사람을 무엇이 되지 못한 존재로 규정하는 것인가. 물론 나도 그가 별다른 악의 없이, 오히려 칭찬에 가까운 의미로 그런 말을 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 P39
혼자 산 지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부모님과 함께살 때는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인간이 숨만 쉬어도 돈이 든다는 것. - P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