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두 가지를 볼 수 없다. 하나는 자신의 얼굴이다. 그래서거울이 필요했다. 또 인간은 자신의 죽음을 볼 수 없다. 자신의 죽음을 보여 주는 마법 거울은 발명되지 않았다. 볼 수 있는 것은 타인의죽음뿐이다. 타인의 죽음은 타인의 것이 아니다. 죽은 자는 더 이상자신의 죽음에 관여할 수 없다. 그것은 내 죽음을 비춰 주는 거울이다. 타인의 죽음을 통해 우리는 죽음을 배우고 스스로의 죽음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갖게 된다. 지구상에 태어난 누구도 피할 수 없었던오래된 문제, 죽음, 4800여 년 전 쓰인 인류 최초의 서사시 『길가메시의 핵심 내용도 죽음이었다! 그리고 이 죽음으로부터 예술과 종교가 자라나왔다.
- P93

타인의 죽음에 대해 냉정한 사회는 철학적으로빈곤한 사회이며, 비인간적인 사회이다. 영원히 살 것처럼 돈을 그러모으고, 영원히 살 것처럼 권력을 휘두르는 오만한 자에게 보내는 삶의 경고가 타인의 죽음이다. 죽음은 삶을 돌아보게 하는 고마운 거울이다.
- P104

이제 나에게는 엄마의 젊고 건강하던 시절의 사진이 더 낮설다. 매일매일 작아지는 몸을 가진 엄마. 그렇게 호리병에 들어가 요정이 될 것처럼 작아지는 몸을 가진 엄마라도 지금 이곳에 있는 것이나는 좋다.
- P115

나는 늘 죽음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라고 공공연히 말한다. 타인의 죽음에 대해서는 말도 해서는 안 되지만,
자신의 죽음이 어떠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할수록 좋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소설속 라모스의 말처럼 세상 모든 것을 제대로 맛보고 감별하고 누리기위해, 지상에서의 더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영원히 시한부 상태로살아야 한다. 지금 내게 주어진 순간의 절대적인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것은 죽음을 생각할 때이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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