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가족에게 찾아온 로런스 씨는 일부러 음악에 관한 주제로 대화를 이끌면서 직접 보고 들은 위대한 가수들과 멋진 오르간에 대해, 그리고 관련된 일화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멀리 구석진 곳에서 듣던 베스는 그 얘기에 매료되어 더는 참지 못하고 조금씩 가까이 다가왔다. 그리고 마침내 로런스 씨가 앉은 의자 뒤에 서서 눈을 크게 뜨고 두 뺨이흥분으로 발그레해진 채, 그가 들려주는 특별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로런스 씨는 일부러 베스에게 신경 쓰지 않는 척 하면서 로리가 받는 수업과 선생들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문득 떠오른 듯이 마지 부인에게 말했다. - P128
그때부터 거의 매일, 갈색 모자를 쓴, 자그마한 베스는 울타리 너머 옆집을 조용히 드나들었다. 로런스 가의 널찍한 응접실은 남들 눈에 띄지 않게 살그머니 들어 왔다가 떠나는 음악의 영혼이 차지했다. 베스는 로런스 씨가 종종 서재 문을 열어놓고 자기가 좋아하는 오래된 곡의 선율에 귀를 기울인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로리가 응접실 앞 복도를 지키고 서서 하인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줄도 몰랐다. 선반에서 찾은 연습곡 악보와 신곡 악보가 자기를 위해 준비된 것인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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