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미래도 [아직]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물리학에서는 ‘지금’이라는 개념과 일치하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지금’을 ‘여기’와 비교해보지요. ‘여기’는 말하는 사람이 위치한 장소입니다. 예를 들어 멀리 떨어져 있는 두 사람이 각자 ‘여기’라고 말한다면 이것은 서로 다른 두 장소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여기’는 언급된 장소가 어디냐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는 말입니다. [이런 종류의 단어를 전문용어로 ‘지시적’ 단어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지금’도 말을 한 순간에 한정된 단어입니다. [‘지금’도 지시적 용어입니다.] 어떤 사물이 ‘여기’에 없어서 존재하지 않는데 ‘여기’에 존재한다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 <모든 순간의 물리학, 카를로 로벨리> 중에서
지극히 인간적이라고 해서 우리가 자연과 구분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또한 우리의 자연이기 때문이지요. 자연은 여기, 우리 지구에서 자신의 일부들과 상관관계를 맺어 서로 영향을 끼치고 정보를 교류하면서 끝없이 조합하는 방식으로 존재합니다. 이외에 어떻게, 얼마나 많은 독특한 복합성을 지녔는지는 모르지만, 아마 자연은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형태로 무한한 우주 공간에 존재하고 있을 것입니다 - <모든 순간의 물리학, 카를로 로벨리> 중에서
예측하기에는, 특히 우리 스스로 예측하기에는 너무 복잡한 존재이기 때문이지요. 스피노자가 예리하게 지적한 것처럼, 우리는 우리 스스로 가지고 있는 생각과 이미지가 우리의 내면에서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극단적으로 더 거칠어지고 퇴색했을 때 내면적인 자유를 강하게 느낍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놀라움의 원천입니다. 우리의 뇌 속에는 은하계 하나를 채울 만큼의 숫자인 천억 개의 신경세포가 들어 있습니다. 이 신경세포들이 이룰 수 있는 관계나 조합을 생각하면 훨씬 더 천문학적인 수가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 얼마 되지 않는 세포들이 아닌, 모든 세포의 총체로 만들어진 하나의 프로세스라는 것만 알 수 있습니다 - <모든 순간의 물리학, 카를로 로벨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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