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단다. 세월이란 걸 믿기가 힘들다고.
어떤 순간은 떠나가. 그냥 흘러가지. 또 어떤 순간은 그냥 머물러 있그 예전에는 그게 내 재기억 때문이라고 생각했단다. 너도 알 거야.
어떤 일들은 까맣게 잊어버리지만, 또 어떤 일들은 절대 잊지 못하잖니 하지만 그게 아니었어. 그 자리. 자리가 여전히 거기 남아 있어.
만약 집이 불타 무너져버렸다 해도, 그 장소, 그 집의 광경은 남아 있거든. 단지 내 재기억 속에서만이 아니라, 세상 어딘가에 말이야. 내 머릿속이 아니라 세상 밖 어딘가를 떠도는 광경을 내가 떠올리는 거야 내 말은, 설사 내가 그걸 생각하지 않더라도, 심지어 내가 죽더라도, 내가 했거나 알았거나 본 일들의 광경은 여전히 어딘가에 남아 있 다는 거지. 그 일이 벌어진 바로 그 자리에."
67p 세서가 덴버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