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충격적인 상황을 경험할 때가 있다. 그 충격이란 엄밀히 말해, 주관적인 경험에 가까울 것이다. 피를 나눈 형제에 게도 유년의 기억은 다르고, 사랑을 나눈 연인에게조차 그 사랑은 각자의 사건이다. 우리가 동일한 상황을 겪는다 해도 모두똑같은 경험을 하지는 않는다.
왜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난 걸까. 갑작스러운 사건을 맞았을 때 우리는 그런 생각을 한다. 그러고는 이 일을 모르는 타인을찾아 말하기를 거듭한다. 하지만 누구도 그것을 제대로 알아듣는 것 같지 않다. 말하기에 지친 어느 날, 우리는 입 다무는 쪽을 택한다.
 그들 역시 침묵에 잠겼다. 스스로 겪은 일을 쓴다 해도, 읽는자가 그 말을 온전한 진실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한편 누구도진실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이야기를 과연 진실한 이야기라 할수 있을까? 그들은 일부러 거꾸로 말하기도, 사실과 거짓을 섞어 말하기도 했다. 그렇게 원하는 진실의 모양을 지어내기도 했다. 어떤 것도 틀리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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