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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 Just Stories
박칼린 지음 / 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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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안 것은 조금 오래전 일인거 같다. 외국인의 모양새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국어를 참 잘하는 데다 국악을 전공하고 있는 조금은 독특한, 일반인보다는 연예인에 가까운 느낌으로 만났었다. 물론 티비를 통해서였지만 말이다. 그러고 시간이 흐르고 흘러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된 것은 뮤지컬 음악감독이라는 위치에서였다. 하지만 그게 다 였다. 얼굴정도는 기억하고 있었겠지만 내 관심사 안에 있던 사람이 아니었으니 그녀의 살아가는 모습을 주목할 이유는 없었고 뮤지컬이란 분야를 좋아하긴 했지만 여러가지 사정상 한동안 보러갈 일이 없었기 때문에 뮤지컬에서 보여주는 그녀의 활약상에 대해서 알 길이 없었고 자신의 위치에서 그토록 멋진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으로 성장해 갔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었다.

 

예능프로그램이었던 '남자의 자격'에서 보여준 합창단을 끌어가던 그녀의 모습은 정말 감동이었다. 어쩌면 어렵고 깐깐했을지 모르는 이경규라는 거물을 필두로 절대 만만치 않았을 김태원, 김국진 등의 여섯 남자와 노래는 좀 한다고 오디션을 보았겠지만 아마추어인 사람들을 데리고 함께 부르는 것이 중요한 합창단의 멋진 소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개성 강한 그들을 이끌어 가는 모습은 누구도 기대하지 못했던 감동의 스토리였다. 박칼린 이란 인물에 대한 새로운 조명을 하게 만든 프로그램이었던 거 같다. 지난 해 한해의 예능은 남격의 합창단으로 시작해서 남격의 합창단으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하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길을 가는데 한치의 어긋남이 없이 일을 할 때는 마녀로 불린다는 그녀지만 때때로 보여주는 해맑은 소녀같은 웃음에 친근감을 느끼게 되는 박칼린의 어린시절을, 일상을, 친구들을 솔직담백하게 소개한 책 <그냥>을 읽게 된 것은 그 때 합창단에서 보여준 멋진 카리스마가 어디서 온 것일까 하는 궁금함 때문이었다. 경규샘!!을 외치는 그녀의 카랑카캉한 목소리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플랫'을 외치며 잘못을 지적하는 따금함도 있었지만 모두가 함께 무대에 서고 노래를 마치는 순간 붉어진 눈시울에 따스함 또한 어디에 숨겨져 있던 것인지 알고 싶었다.

 

읽은 후의 감상을 말하라면 그녀에 대해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겪지 못했을 나쁘지 않은 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는 것, 서양과 동양의 음악을 통해 문화의 다양성을 접함으로서 사고의 폭도 넓어졌을 것이고 음악감독이라는 생소한 분야에 대한 개척도 이루어 내었고 한국에서 공연된 명성황후, 사운드오브뮤직, 시카고, 렌트, 아이다, 노틀담의 곱추, 미녀와 야수’ 등과 같은 유명 뮤지컬의 음악을 대중과 공유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어린시절 한국에서의 생활과 가족에의 힘이 큰 도움이 되었으리란 예측을 할 수 있게 하는 글들로 가득차 있었다. 자유로운 영혼과 자신의 분야에서 보여주는 열정은 누구라도 부럽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지 싶다. 일을 할 때는 저돌적이며 눈빛이 달라져 재목들을 찾아내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쉴때만큼은 자연과 사람과 새로움에 행복해하고 따스함에 흐뭇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그녀이기에 사람들에게 매력을 느끼게 하지 않나 싶다.

 

남격의 합창단을 재미있게 본 독자라면 이 책도 즐거이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언제 어디서 그녀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다시 접할 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음악감독으로서 이제 새로이 도전한다는 연출가로서도 더욱 화이팅을 외쳐보기를 기대해 본다. 그녀의 말처럼 포기하고 주저하기 전에 3일 혹은 100번을 해 보기를 바라는 것은 새해가 밝은 후 작심삼일을 연신 외치는 내 결심에도 화이팅을 외치게 한다. 나를 속이지 말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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