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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가는 길
세스 노터봄 지음, 이희재 옮김 / 민음사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처음 산티아고 길을 알게 된 것은  도보 여행가 김남희의 책 <소힘하고 겁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2- 스페인 산티아고 편>에서였다. 뭐 그렇게 지나갔던 산티아고 순례길을 진지하게 걸어보고 싶다고 여기게 했던 책은 독일 코메디언 하페 케르켈링의 <그길에서 나를 만나다>였다. 두권의 책을 통해 산티아고 길이 스페인의 도보여행자들에게 각광을 바다고 있는 2천년전 예수의 제자였더 야고보가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예수살렘에서 부터 걸었던 길이라는 것을 알게 했고 이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까지 되어있다는 정보도 찾게 했다.

이번에는 네델란드의 작가 세스 노터봄의 스페인 여행기 산티아고 가는 길을 만났다. 처음 듣는 작가다 했는데 77세의 노장으로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여러번 거론이 되고 있으며 국내에도 첫 유럽여행을 바탕으로 썼던 소설<필립과 다른 사람들>(1955)뿐만 아니라 <의식><계속되는 이야기>등의 책들이 번역되어 있다 한다. 여행작가인 그가 바라보는 산티아고 가는 길은 어떨까 500여 쪽에 달하는 분량이 살짝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역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작가는 다르다. 외롭게 홀로 걸어도 그 외로움을 즐길 수 있고 걷다가 낯선이를 만나도 함박 웃음으로 인사를 할 수 있는 그리고 곧 오랜 친구 같은 사이가 되어 버리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다. 하지만 걷는 것에 대한 행복이나 그로 인해 얻을 수 있었던 배움 그리고 자신과의 솔직한 대화를 펼쳐 놓은 산티아고 여행길에 스페인의 작은 마을 구석구석의 때묻지 않고 현대 고도로 발달된 과학문명의 혜택은 받지 않았지만 역사와 전통을 고스란히 담아 놓은 교회나 수도원등에 대한 감상이 남다르다. 관광객들의 왁자지껄한 방문이 아닌 순례자들의 차분하고 조용한 발걸음속에 천년의 시간을 지나온 스페인을 옮겨놓았다.  저자는 바르셀로나에서 종착점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교회에 이르는 동안의 여정을 통해 애정이 듬뿍 담긴 필체로 스페인을 소개한다. 

어린 시절 여행을 할 때 나는 여행을 가면 많은 것을 보고자 노력했다. 마치 다시는 그 도시를 그 마을을 그 장소에 올수 없는 사람처럼 두 눈에 될수 있는 한 많은 것을 담고자 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놓치는 것들이 많은 듯 했다. 구름이 흘러가는 푸른 하늘, 여유롭고 한가한 오후의 커피 한잔, 과거와 현재를 품고 있는 건물들 그리고 그것을 지켜려 하는 사람들, 눈망울이 선한 아이들,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 산천들 말이다. 관광과 여행은 다르다는 것을 어느 순간 조금씩 알게 되면서 눈이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것들에 대해 더욱 공감하게 되었던 거 같다. 노버톰의 산티아고 가는 길> 빽빽한 글씨와 잘 모르는 스페인의 인물들과 역사적 사실들 때문에 조금은 읽기 힘들기는 했지만 그런 가슴으로 느끼는 여행을 한 듯 하다.  여행을 하다 만나게 되는 성당과 수도원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어느새 고대로 중세로 시간이동을 해 있고 몰랐던 건물들의 양식이나 그림등에 얽힌 이야기속에서 스페인의 역사와 정치를 알고 문학을 알며 그들의 문화를 보게 되면서 과거를 만나고 함께 하게 된다. 사진들이 도움이 되었음이다. 

또 한번 흔들린다. 그곳에 가 보고 싶다. 

돌연, 시간이 멈춘듯, 끝난다. 나그네는 바닥들을 딛는 자기 발소리를 듣는다. 탑들과 경이로운 궁전들로 쏟아지는 달빛을 본다. 저 역사의 방벽 너머에는 또 다른 스페인이 있음을 나그네는 안다. 나그네를 알아보지도 못하고 어쩌면 알아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없을지도 모르는 스페인, 나그네의 에움길은 끝났다. 그의 스페인 여행은 막을 내렸다. p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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