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요리책>을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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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요리책
엘르 뉴마크 지음, 홍현숙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난 요리를 못한다. 사실 자랑거리는 아니다. 이 나이 먹도록 손님 접대를 할 수 있는 요리 몇가지도 할 줄 모른다는 것이 엄마말씀으로는 창피한 일이라고는 하시지만 원채 흥미도 없거니와 손이 야물지 못해 일찌감치 포기했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사회일한다고 노력도 해 보지 않은 것이 내 잘못이라면 잘못이겠지만 그래도 미각은 좋아서 맛난 음식 먹으로 찾아다니는 일은 즐기는 것은 보면 역시 먹는다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는 것 같다.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화를 낼 사람은 없다. 입안에 들어가는 순간 사르르 녹아버리는 달콤한 맛이나 입안이 얼얼할만큼 매운 맛이나 모두 순간 순간의 기분을 풀어주고 상황을 호전적으로 정리해 주며 사람들에게 웃음을 전달해주는 마법같은 요소를 가지고 있다. 물론 맛있는 경우에 말이겠지만 말이다.
『패밀리가 떳다』라는 티비 프로그램을 보면 아침 식사나 저녁식사를 준비하는과정이 나온다. 그 때 등장했던 것이 라면스프였다. 킥킥 대고 웃을지도 모르지만 요리를 잘 못하는 사람들에게 조미료란 나를 도와주는 요정같은 존재다.요즘이야 화학조미료를 쓰지 말고 천연조미료를 쓰자는 바람이 건강바람을 타고 불고 있지만 어디 요리를 못하거나 배우는 사람들에게야 그런가 어떻게 그 신비로운 맛을 입에 척척 감기는 맛을 낼지 궁금한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더욱 라면스프에 울고 웃는 출연진을 보며 동감했는지도 모르겠다.
루치아노도 그랬다. 부모도 없이 거리를 떠돌던 그가 페네로 주방장에게 제자로 발탁된 후 도무지 알수 없는 페네로의 맛의 비결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총독의 수석주방장인 페네로는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로 음식을 통해 사람의 심리상태를 조절할 수 있는 재주를 지니고 있다.
교황의 점성가를 해하려는 총독의 마음을 녹은 치즈의 부드럽고 따스하고 편안함과 만두의 평범하고 흔하지만 신뢰감을 주어 인류애를 일깨우는 비법을 통해 우정으로 바꾸어 놓는다. 숭어와 송아지 요리를 통해 겉모습을 보고 판단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돌아보게 해 주고 죽은자의 뼈자를 쿠키를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그 세계를 사랑하게 해 줌으로서 각 요리의 상호작용이 총독의 의심을 가라앉히게 해 주도록 하는 페네로는 마법사라는 것이 분명해 진다.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비밀의 레서피를 찾는 총독의 집착은 결국은 루치아노의 실수로 페네로를 끔찍한 고문 끝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하고 그의 음식에 대한 사랑과 요리에 대한 열정을 깨달은 루치아노가 페레로 주방장의 뒤를 잇게 되는데..
650여 페이지의 책은 맛있는 요리만큼이나 나를 흥분시켰다. 작가인 평생 여러 직업을 전전했던 특이한 이력이 소설가가 되고픈 그녀의 열망과 함께 책 한권에 곳곳에 녹아 있어서 그랬을까 깔끔한 문체와 세련되고 매끄러운 이야기의 이어짐은 달콤쌉싸름한 치즈처럼 눈앞에서 녹아 사라지지만 그 여운은 오래 남는다. 15세기 종교와 정치의 대립과 권력자의 탐욕스러운 이기심 거기에 각종 요리의 재료들에 대한 이야기가 에피타이저처럼 펼쳐지고 루치아노의 수녀 프란체스카에 대한 사랑이야기 페레로의 정직하지만 굴곡 많았던 인생이야기가 더해져 멋진 요리를 맛보는 듯한 기분이다.
엄마의 손끝에서 묻어나오는 정성이 담긴 음식이 가장 맛이 있듯이 페레로의 오랜시간 동안 축척된 요리에 대한 사랑과 지식이 그 만의 독특한 음식맛을 만들어 내었을 것이다.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녹여내었을 그 맛에 이 책의 첫장을 펼치는 순간 사로잡혀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팩션 그 멋진 만남에 기분좋은 하루를 보냈다.
<알라딘 서평단 도서입니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팩션을 좋아하시는 독자라면 매력을 느낄만한 책 전개가 빠르고 흥미진진한 점이 책을 놓지 못ㅎ
-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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