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체가 상당히 예쁜데 취향은 아닌 쪽이네요. 선이 매우 가는 스타일이에요. 그런데 섬세한 느낌보다 좀 휑하게 보입니다. 배경도 필요한 만큼은 넣었고 성의 없지는 않은데 연극 무대에서 필요한 최소한의 소품만 장치해 놓듯이 미니멀해요. 좋게 보면 깔끔한 스타일의 그림체이긴 합니다. 그래도 인물들 표정이 의외로 다양하고 풍부해서 좋네요.
그림체 자체도 멋진데 연출을 잘하는 작가라는 걸 4권 보면 확실히 알겠어요. 긴박한 장면에서는 확실히 긴장감 주는 연출을, 베드씬에서는 최소한의 대사만 넣은 채 강렬한 씬 연출을.사람 몸을 잘 그리셔서 뎃생 감상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비엘은 스토리 보는 맛으로 보지 씬 보는 맛으로 보는 쪽이 아니라서 씬만 주구장창 나오는 비엘 재미 없어서 괴로워하는 쪽인데, 이 작가님은 사람 신체를 균형 있게 잘 그려서 보는 맛이 있습니다. 스토리도 나쁘지 않지만요.4권 초반 책 태러가 생각보다 소름끼쳤습니다. 충격적인 연출로 훌륭했어요.
1권처럼 투박한 그림체와 연출, 다정한 이야기로 진행한 2권.혹시 남자 작가인가 싶기도 하고, 소년 만화나 다른 장르 그리다 처음 비엘 그린 분인가 싶기도 하고, 비엘 연출이라기엔 어색한 느낌이 드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게 바로 이 작품의 개성이기도 하는 만화입니다.보통 탐미적이라 할 만큼 아름다움과 섹시함을 추구하는 독자가 많은 비엘판에서 주류가 되기 어렵고 취향도 많이 타겠지만, 이런 작품도 있다는 게 오랜 비엘 독자로서 반갑고, 또 사랑스럽게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