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요소가 있지만 초반 전개에만 의미 있고 뒤로 갈수록 비중이 옅다.작화도 이야기도 말랑말랑한 느낌. 준수하지만 기억에 남지는 않을 스토리.
이 작가님 전작을 꽤 읽었는데, 공통점이 그림체도 내용도 나쁘지 않은데(평타에서 평타 이상은 한다는 의미로, 개인적으로 좋은 평에 해당) 기억에 남는 내용은 아닌 작품들이란 것. 그런데 이번 만화도 마찬가지일 듯하다. 다시 표현하자면 전작들 공통점이 긍정적 느낌은 남아 있지만 무슨 만화인지 구체적인 내용은 휘발되어 날아간 상태.구김살 없이 사랑스러워 보이지만 한편 불우한 가정사와 드러나지 않은 비밀이 있는 주인수, 순수하고 인간성 좋고 올곧고 정직한 공.성향상 많이 다르면서 서로를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커플이라 잘 어울렸다.
최근에 본 한여름의 유레카와 대척점에 있는 만화.'한여름의 유레카'가 유려한 그림체와 묵직한 스토리가 가능할 소재로 얕은 시각과 얕은 스토리텔링으로 아쉬움을 준다면, 이 '아침과 낮과 그 다음엔'은 어설픈 그림체(그런데 보다보면 마음에 들게 되는 그림체)와 식상한 소재(기억 상실)로 아련하고 여운이 남는 스토리를 만들었다.가끔 이렇게 좋은 의미로 뒤통수를 때리는 작가님을 보게 되어 무작위로 만화 보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게 된다. 표지나 제목만 봐도 어떤 만화인지 적중률 높게 예측하지만, 가끔 빗나가는데 그 빗나가는 내용이 무척 값져서.처음 보는 작가님인데, 한참 전, 니시다 히가시 작가의 만화를 처음 봤을 때 느낌도 생각 나고(비슷하다는 게 아니라 충격을 준다는 점에서) 좋은 독서였다. 부디 작가님이 지속적으로 창작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