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회의 624호 : 2025.01.20 - #북펀딩 시장의 변화와 향후 전망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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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시점에서 북펀딩이 보편화된 이유는 1. 수요 예측이 가능하며, 2. 펀딩 자체와 더불어 후원자들에 의한 자발적 홍보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케팅 전략 중 하나로 기능할 수 있는 북펀딩은 독립출판물의 다양성과 관심을 이끌었던 초기와는 달리 성격이 다소 변화했다.


북펀딩에 한정된 것은 아니나 나 역시 오랫동안 펀딩에 여러 차례 참여한 후원자로서, 천차만별인 상품의 퀄리티와 사기 행각, 그에 따른 플랫폼의 안일한 대처를 경험해 온 바 있다. 더불어 실제 북펀딩의 세부 과정과 표절 실태를 읽으며 '예약 구매'로서 기능하게 된 북펀딩을 믿고 참여하는 독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출판물의 퀄리티가 어느 정도 보장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기획 과정에서 플랫폼의 철저한 검증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 플랫폼에서 최소 100만원의 광고 비용을 들이지 않으면 메인 화면에 노출이 전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개인적으로 조금 충격이었다. 지속되는 수수료 인상보다, 대처와 검증 방식의 차이가 결국 떠나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돌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길 바란다.


북펀딩에 참여하는 후원자 / 구매자 / 독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로 보인다. 믿을 수 있는 대형 출판사의 펀딩만 참여하는 것은 북펀딩이 생겨난 취지에 어긋난다. 소규모 창작자(독립출판)의 펀딩을 신뢰할 수 있도록 기존 북펀딩의 '전복'(p.50 『완두콩은 괜찮지만 컵케이크는 안돼』의 사례)을 꾀하거나 그들이 내세우는 출판물의 장점을 여실히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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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회의 623호 : 2025.01.05 - #나의 인생 기획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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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 책을 좋아해서 지금 이 순간까지 이르렀으니 앞으로도 분명 그럴 수 있을거라 믿었지만, 요즘은 그저 열정이라는 이름으로 겉만 화려하게 포장한, 막연한 단어가 아닌가 고민스러웠다. 내 안의 텍스트를 결과로 표현해낼 방법을 찾아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던 때에 '나의 인생 기획' 편을 읽었다.
잘 팔리지 않더라도 내가 좋으면 이 책은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다는 오만은 재작년 도서전에 방문하면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실패해야만 편집할 수 있다> 속 '내 마음에 드는 책이 곧 훌륭한 책이라는 허황된 생각'과 비슷한 맥락이다. 책을 판매하는 입장에서는 책이라는 매체를 전처럼 동경과 배움의 시각으로만 바라볼 수 없고 '상품'으로 여겨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원고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편집자와 철저히 상품 판매에 집중하는 마케터 사이의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는데, 결국 핵심은 '나 홀로 좋아해서는 큰 의미가 없다'이다. 어쩔 수 없다. 좋아하는 책을 더 많은 사람이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은 출판계의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이야기일테니까.

아무리 마케팅을 해도 안 팔리는 책이 있고, 좋은 책임에도 마케팅을 하지 못해 독자가 스스로 발굴해야하는 책이 있다. 인플루언서의 언급 한 번에 책의 판매량이 좌지우지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책을 만들고 알려야 한다. 실패하더라도 현존하는 가장 정제된 매체를 세상의 변화에 발맞추어 홍보해야 한다. 매순간 실패를 겪으며, 출판계는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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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시대 - 다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자연에서 배울 수 있는 것
프란스 드 발 지음, 최재천.안재하 옮김 / 김영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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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은 다정으로 치환되며, 이는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인 행동에서 나온다. 공감이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프란스 드 발의 『공감의 시대』는 인간과 동물의 행동을 깊이 있게 탐구하며, 생물학적 기반에서 공감, 협력, 공정성 등의 개념이 어떻게 진화하고 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설명하는 책이다. 우리가 종종 '자연선택'이라는 개념을 인간 사회의 경쟁과 이기적인 행동으로 단순화하는 데서 벗어나 인간 본성 속에 내재된 이타성과 공정성의 중요성을 재조명한다. 인간이 단순히 경쟁적이고 이기적인 존재가 아니라, 고도의 사회적 유대와 협력을 통해 생존을 이끌어낸 존재임을 강조한다. 이로써 그는 20세기 동안 지배적이었던 사회적 다윈주의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한다.

p.23

현대 철학자는 인간의 열정에 거리를 두고 대신 논리와 이성에만 전념하려 한다. (중략) 하지만 안타깝게도 육체에 나타나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욕망, 집념들을 피해 갈 수는 없다. '순수 이성'이라는 개념은 순수 허구이다.

책에서 다루는 공감의 본질은 인상깊다. 1992년에 발견된 '거울 뉴런'은 우리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을 뇌의 자동적인 반응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저자는 공감이 단순한 감정 이입을 넘어서, 진화적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생리적 능력임을 설명한다. 그는 다양한 동물들의 행동을 통해 공감이 단지 인간만의 특성이 아니라, 오랜 진화의 과정을 거쳐 다른 포유류와 조류에서도 나타나는 보편적인 본능임을 입증하고자 한다.

공감은 진화적으로 우리 생존에 필수적이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는 관계 속에서 살아가며, 이는 단지 개인의 도덕적 선택이 아니라, 종 전체의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메커니즘으로 작용해왔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것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공감과 협력이 이루어지는 사회적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p.41

지도자는 그저 외부에서 오는 위협을 만들어내고 공포심을 자극하기만 하면 '짠!' 하고 인간의 집단 본성이 나타나 모든 일을 처리한다.

책을 읽고 나서 인간 본성에 대한 시각이 조금은 달라졌다. 무조건적인 경쟁만이 아니라, 협력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다름 아닌 생물학에서 발견하고 이는 꽤 오래전부터 증명되어 온 사실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지금의 현대 사회는 이기적인 경쟁을 부각시키는 경향이 있지만, 공감이라는 진화적 본능을 기반으로 사회를 재구성한다면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저자의 통찰은 과학적이면서도 실용적이며, 이를 통해 개인적, 사회적, 정치적 문제의 해결방법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탐욕의 시대'가 끝나고 '공감의 시대'가 온다고 선언하며, 인간과 사회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공감과 연대의 가치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는 강력하고 시의적절하다. 단순한 동물행동학 서적을 넘어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를 전한다.

『공감의 시대』는 단지 과학적 연구를 넘어, 우리가 현실에서 실천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들을 제시한다. 우리가 어떻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지, 공감의 본능을 사회적 구조 안에서 어떻게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한다. 인간이 본능적으로 협력적이고 공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미래 사회를 설계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p.283

그렇다면 공감이 거의 모든 인간에게서 발달될 확고한 특성이며, 그래서 사회가 공감에 의존하고, 공감을 포용해서 키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공감은 인류 보편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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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조하는 삶 - 무위에 대하여
한병철 지음, 전대호 옮김 / 김영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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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조하는 삶』은 현대 사회의 빠르게 변화하는 속도와 도파민 중독적인 환경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중요한 삶의 태도인 ‘무위’와 ‘관조적 삶’을 재조명하는 책이다. 저자는 현대인들이 지속적인 성취와 소비, 자극을 추구하는 가운데 진정한 안식과 행복을 놓치고 있다고 진단하며, ‘무위’를 통해 이를 회복할 수 있음을 주장한다.

‘무위’는 단순한 게으름이나 소극적 태도가 아니라, 삶의 본질적인 깊이를 회복하고 창조적인 가능성을 여는 중요한 태도다. 저자는 이를 "인간 실존의 찬란한 형태"로 보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효율성이나 생산성을 지나치게 중시하는 경향에 반기를 든다. 우리가 ‘목적 없는 활동’ 속에서 진정한 창조와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한다. ‘무위’는 단순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아니라, 목적과 효용을 초과한 삶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다.

무위를 통해 우리는 “목적 없는” 행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이는 고유의 규칙과 효용을 넘어, 진정으로 새로운 무언가가 창조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즉, 무위의 시간을 통해 우리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벗어나, 진정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무위는 단순히 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전혀 다른 무언가'가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공간을 제공한다.


저자는 한나 아렌트의 ‘행위하는 삶’을 비판한다. 아렌트는 인간의 자유와 불멸을 ‘행위’에 두고, 이를 중심으로 인간의 삶을 정의하나, 그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의 지나치게 활동적인 삶이 결국 자연과 인간의 존재를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본다. 오늘날 우리가 맞이한 환경적, 사회적 위기의 근본 원인이 인간의 과도한 ‘행위’에 있다고 경고하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조적 삶’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위의 윤리는 단순히 개인적인 안식의 추구를 넘어서,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 대한 새로운 태도를 요구한다. 자연을 인간의 목적을 위한 도구로만 여기지 않고, 그 자체의 고유한 가능성과 가치를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병철은 현대 문명의 위기가 인간의 과도한 ‘행위’에서 비롯되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조적 성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무위와 관조적 삶을 통해 우리는 다시 창조적이고 인간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오늘날의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우리 각자가 ‘무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경고와 함께, 이 책은 무위의 가치와 그 창조적 가능성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제공한다.

저자의 철학은 단순히 ‘행위’를 부정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행위가 진정으로 인간적이고 의미 있는 것이 될 수 있도록, 그 속에 ‘무위’와 ‘관조’를 결합시키는 방법을 제시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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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소사이어티 - 자유롭고 창의적인 개인들이 만드는 우리 모두의 미래
모종린 지음 / 김영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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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 속 창의성과 개인의 역할을 탐구하는 데 초점을 맞춘 책이다. 디지털 시대의 도래와 함께 개인이 어떻게 '나'만의 독자적인 콘텐츠를 생산하고, 이를 통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또한 개인들이 형성하는 커뮤니티와 도시가 어떻게 변화하고 진화하는지를 다룬다.

대표적인 예시로 '독립서점'을 든 것이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부산의 독립서점 '크레타'는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서점의 역할을 확대하고 지역 커뮤니티를 활성화시켰다.

- 오프라인 공간을 문화 활동의 중심지로 활용
- 전포공구길의 지역적 특성을 살려 골목을 브랜드로 만들고 커뮤니티 구축
- 로컬 매거진 제작, 골목 브랜드 큐레이션 이벤트 계획

p.195

크레타의 핵심 강점은 온라인 플랫폼 활용에 있다. 부산 최대 독서모임 사과를 운영하며 온라인 플랫폼에서 독서 모임 정보를 공유하고 참가자들과 소통한다. 또한, 지역 브랜드의 홍보영상 제작을 지원하면서 지역 소상공인의 디지털 마케팅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중략) 독립서점을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는 지역의 문화적 다양성과 활력을 증진시키며, 다각화된 활동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 이때 독립 서점은 지역 주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커뮤니티 의식을 강화하며, 젊은 인재들의 지역 정착을 유도한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개인들의 시대', 크리에이터 경제의 확장에 있어 중심에 서 있는 사람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커다란 역할을 한다. 크리에이터 경제의 기원과 성장 과정을 통해 현대 사회의 변화를 포착하고 있다.

기존의 기업 형태에서 변화한 크리에이터 중심의 기업 전략과 조직 변화에 대해 다루기도 한다. 크리에이터 플랫폼으로의 전환과 이를 통한 기업의 혁신 사례를 제시한다. 크리에이터 경제 속에서의 성공 전략 부분에서는 무신사, 네이버, 애플 등 다양한 기업의 사례를 통해 크리에이터 경제의 다각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크리에이터들이 중심이 된 도시와 로컬 콘텐츠의 중요성 또한 강조되는데, 미래도시는 크리에이터와 콘텐츠가 집중된 '크리에이터 타운'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며 이를 통해 지역 경제와 문화가 어떻게 활성화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모종린 교수는 이 책을 통해 AI 시대에 인간의 창의성이 어떻게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개인과 기업, 도시가 어떻게 변모할 수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크리에이터 소사이어티>는 크리에이터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귀중한 통찰을 제공한다.

p.99

진정성이 팬덤을 만들고, 진정성이 팬덤을 유지한다. 하지만 일관되게 진정성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확장 욕구가 걸림돌 중 하나다. 자신이 설정한 브랜드에 만족하지 않고 확장하는 과정에서 처음의 진정성이 훼손되기 때문이다.

p.104

나다움이 타인이 인식할 수 있는 구체적 라이프스타일로 표현될 때, 나다움에 기반한 퍼스널 브랜드의 진정성과 사업성이 동시에 강화된다.

퍼스널 브랜드를 구축하고 관리하려면 지속적인 자기성찰과 자기 표현이 필요하다. 자신만의 독특한 콘텐츠를 만들고, 그것을 통해 타인과 소통하면서 개인의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은 개인적으로도 직업적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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