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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상황을 말하자면,
나는 지금, 12년동안 천직이라고 믿고 있었던 일에대해서, 근래에들어 심각하게 재고하는 중이였고(무려 2년동안을...), 그래서 더 감성적이 되어있었는지도 모른다.
파란표지에 여행가방이 올려져있는, 왠지 '열심히 일한 그대~ 떠나라!!" 라고 할것만같은 인상을 주는 표지에, '일의 기쁨과 슬픔'이라는 가슴에 와 닿는 제목하며, 중간중간 들어가 있는 흑백의 사진들.. 이 책은 내성격에 있어서는 이례적으로 작가에 대해서, 작가의 책들에 대해서 살펴볼 생각도 않고 '덥석'집어든 책이다.
저자는 물건,식품, 혹은 가시적이지 않지만 어떤식으로든 우리와 밀접하게 관계되는 모든것을 만들어내는 여러 직업군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또 그들로 인한 현실적인 풍요를 그저 누리는 것에만 만족하는것이 아니라, 저자 스스로 상상의 빈곤을 털고일어나 실제적으로, 그리고 아주 구체적으로 그 직업들에 파고들어 보지못한것들을 보게하고 듣지 못한것들을 독자들에게 듣게 만든다.
저자는 일하는 세계의 재미와 거기에서 오는 아름다움을 보려면 아주 초보적인 질문으로 부터 사물을 관찰하고 상상하라고한다. 그런의미에서 일상에서 쉽게 접하지 못하는 직종의 깊숙한곳을 여행시킨다. 말그대로 직업여행이다. 일이 시작되는 지점을 거슬러 올라가서 여러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들을 엮어간다.
그렇지만,책을 슥슥 읽고 넘어가기에 문장들은 너무 길고 난해하다. 중간중간 끼어드는 뜻모르는 단어들은, 의미를 보태고 강조하는것으로 쓰였기보다는, 책에 집중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 중요한 요소가 되어버렸다.
실제로 흥미를 끄는 몇몇 이야기가 있기도 했고,(물류53p~:참치가 우리 밥상에 올라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련(?)을 겪게되는지) 독자의 위트가 곳곳에서 한번씩 솟아올라와 가끔 씨익~웃기도 했지만( 155p로켓 과학편에서 저자는 위성을두고, 동화 한 편에 눈물을 줄줄 흘리고 마는 전선의 병사에 비유한다..ㅋㅋ) 그것보다는 솔직히 지루함이 더 컸다.
조금만 다른 생각을 했다가는 '다시'가 반복이되어 중후반부쯤에는 지치기도 했다. 어려운 경제서적과 만화책 빼고는 있는대로 그저 감사히 읽는 완전한 잡식성인 내 책취향에..도무지 맞지 않는 책이었던것이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368p 우리의 일은 적어도 우리가 거기에 정신을 팔게는 해줄 것이다. 완벽에 대한 희망을 투자할 수 있는 완벽한 거품은 제공해주었을 것이다. 우리의 가없는 불안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성취가 가능한 몇 가지 목표로 집중시켜줄 것이다. 우리에게 뭔가를 정복했다는 느낌을 줄 것이다. 품위있는 피로를 안겨줄 것이다. 식탁에 먹을 것을 올려놓아줄 것이다. 더 큰 괴로움에서 벗어나 있게 해 줄 것이다.
결국은 있는곳에서 만족을 찾으라는 얘기인것 같은데..(내가 책을 잘못읽었나?? ) 어째...배신감 비스무리한것이 느껴지기도 한다. 결론은 그거였어?? 뭐 이런...
내 상황의 절박함이 신중하지 못한 책선택으로 이어져..상당한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는 저자를 괜히 원망하고 있는 상황이 되버린것이다.
어쩌면 지극히 개인적인 질문인 '나는 지금 어떻게 해야하나?' 에 대한 질문을 놓고, 그 질문에 대해, 실은 내가 바라는 뻔한 해답을 찾으려다 보니, 좁은 시야로 인해 책이 주는 진정성을 이해 못한것 일 수도 있겠다. 상황이 바뀌었을때 다시 읽어보면 일의 아름다움과 경의로움에 대해서 진심으로 느끼고 감동할 수 있으려나?
흠...
어쨌거나...그리하여, 이책은 결국 내게 하나의 위로도 되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슬프고, 여전히 직업에 대해서 고민중이다.
일의 회의감으로 위로를 얻고자 이 책을 집어든 독자들은 부디 책 선택에 신중을 기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