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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꿀벌의 예언 1~2 세트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평점 :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역사를 중심으로 한 판타지 장편 소설이다. 무려 1, 2권 365쪽, 378쪽 합해서 약 750쪽에 이른다. '베르나르씨, 오늘은 뭘 쓰세요?'에서 '개미'를 쓸 때 A부터 Q버전까지 처음부터 다시 썼다고 했는데 이 장편소설 또한 베르나르는 열 두개의 버전으로 썼다고 하니 역시 성실한 글 장인이다. '개미'를 비롯하여 '나무', '신', '파피용' 등을 전작을 한 번이라도 읽어본 독자라면 그의 놀라운 상상력을 기대할 것이고, 이 책 또한 작가 특유의 구상력에 만족할 것이다.
르네라는 프랑스 역사가로 최면과 명상을 통해서 미래로 가 3차 세계대전의 황량한 지구를 보게 된다. 이것을 해결할 방법은 르네에게 있고, '꿀벌의 예언'이라는 책이라는 말을 듣는다. 르네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여러 번의 죽음과 다양한 인물로의 환생으로 이 책을 찾아 나선다. 과거를 오갈 때 주된 배경이 십자군 전쟁인데, 성전 기사단과 관련되어 많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여러 번의 환생의 과정에서 많은 등장 인물의 이름 등장하는데, 프랑스 사람이라 프랑스어가 익숙하지 않으면 적어 가면서 읽어 나가길 추천한다.
전생의 나를 만난다면 과거의 나에게 현재의 내가 해 줄 수 있는 말은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단순히 로또 번호를 미리 알려줘서 개인적인 부를 축적하는 것 말고도 인류를 위해서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어떤 것을 알려줘야하는지, 또는 알려주는 것이 과연 과거의 내가 미래로 나가는데 도움이 되는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베르나르씨, 오늘은 뭘 쓰세요?'에 보면 작가 자신도 명상에 깊게 빠져 퇴행 최면을 해 본적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퇴행 최면이라고 말하면 거부감을 가지고 바라보고 비과학적인 것이라고 가볍게 치부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1권 앞쪽에서 르네를 통해 작가가 하고 싶은 말로 많이 표현한 것 같다.
(퇴행 최면) 우리는 이해가 안 되면 일단 판단부터 하려고 들어. 그렇게 해야 상대를 제압한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으니까.
1권 204쪽
과거보다 나아진 물질적으로나 위생적으로 더 나은 환경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수명 연장에 따른 더 긴 삶이 주어졌다. 그래서 일상에서 작은 일에 너무 화를 내거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는 메세지는 마음에 남는다.
2보 후퇴의 위기 뒤에는 어김없이 3보 전진의 시기가 다시 온다고, 이렇게 전진과 후퇴를 거듭하는 가운데 인류는 꾸준히 앞으로 나아간다고 예언서에는 쓰여 있네.
2권 232쪽
전생에서 저지른 죄를 가지고 서로 탓하고 원망하면 끝도 없을 테니까. 우린 누구나 어떤 생에서 살인자가, 또 어떤 생에서는 피해자가 되죠. 구원자도 됐다가 박해자도 돼요. 그렇게 돌고 도는 게 카르마의 수레바퀴라고 인도 사람들은 말하죠.
2권 349쪽
너무 많은 세계사 지식이 쏟아져 나와서 정보의 홍수로 솔직히 잘 정리는 되지 않았지만, 키프로스 섬이라는 지중해에 있는 곳이 사실상 그리스계 지구와 튀르키예 지구로 남북으로 나뉘어져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한국만 유일하게 남북으로 분단된 나라인 줄 알았는데 지구상에 또 다른 나라가 있다니 슬픈 현실이다.
*네이버 미자모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