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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에 곰이라니 2 ㅣ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22
추정경 지음 / 다산책방 / 2024년 8월
평점 :
'열다섯에 곰이라니'는 지난 권에 이어서 사춘기에 동물화되는 청소년 이야기다. 1권에서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친근한 동물로 변한 것이 대부분이이라면, 2권에서는 노란목도리담비, 잣까마귀, 돔, 해파리, 돌고래 등 희귀동물이 많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영웅은 벌꿀오소리에서 사람으로 돌아왔다가 다시 벌꿀오소리로 변하는 흔하지 않은 동물화 과정을 겪는다. 또한, 영웅의 엄마도 노란목도리담비가 되어 다시 한 번 가족은 큰 위기를 겪는다. 최섬은 입만 새의 부리로 변해 설악산 특수동물화 캠프에 참가하게 되고, 청소년 동물화는 남북을 가리지 않고 일어나 남북한을 넘나들며 펼쳐진다. 북한 출신 길애, 길영 남매 잣까마귀도 만나며 이야기의 범위는 확장된다. 섬을 집요하게 쫓아와서는 연애의 조언을 구하는 15살 소년 길영이에게 '사람은 눈빛과 눈빛이 스치고, 눈동자와 눈동자가 만나고, 마음과 마음이 만나고, 손을 잡고, 그 다음에 입술과 입술이 만나. 이 순서대로 하나하나 다 합친 게 키이수야'라고 말하는 장면은 사춘기 소년의 감정선과 성장을 잘 표현한 대목이다.

이 소설은 동물로 변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청소년 심리를 잘 묘사하였으며, 그들의 내면의 변화와 갈등을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영웅아, 사람은 자기 자신을 위한 훌륭한 마음 통역사가 돼야해. 자기 생각이랑 말을 더 좋은 표현으로 바꾸는 힘을 가져야 해."
"어떻게?"
"'안해'는 '다른 거 할래', '하기 싫어'는 '생각 좀 해 볼게요'라고 말하면 되고."
(중략)
"''짜증'은 30분 뒤에는 사라질 감정'이라고 번역하고."
"'죽겠네, 라고 말하는 건 아직은 살 만하다는 거고. 되는 일이 없네, 라고 말하는 건 많이 노력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인 거고. 귀신은 저런 놈 안 잡아가고 뭐 하냐, 라는 말은 더 나쁜 놈 잡아가느라 바쁘니 저놈 순번은 다음에 오나 보다로 바꾸면 돼. 나 자신을 위해 스스로 좋은 통역사 되어야 좋은 일이 생기는 거야.
101~102쪽
"그럼 넌 뭐가 되고 싶은데."
"그냥 빨리 늙고 싶어요."
"뭐?"
"내가 늙으면 아빠는 더 늙을 테니까. 그러면 편해지려나."
정훈의 말은 열네 살에게서 들었던 말 중 가장 무겁고도 슬픈 말이었다.
146~1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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