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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윤동주 유고시집
윤동주 지음 / 청담출판사 / 2024년 9월
평점 :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중에 하나가 윤동주이다. 윤동주의 시는 깊은 감수성과 사유로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돈이 필요하다는 친구에게는 거절을 하지 못하고 현금 뿐만 아니라 시계든 왼투든 내 주었지만 자신의 시를 고쳐보라는 친구들에게는 절대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작품에 대한 고집과 자존심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윤동주의 시집에는 동시와 산문집도 같이 수록되어 있어 다양한 문학적 면모를 접할 수 있다.
학창시절에 배웠던 익숙한 시들도 등장해서 독자에게 과거의 경험이 떠오르게 하기도 한다.
참회록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1942.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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