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 - 바로 지금 여기에서, 고유명사로 산다는 것
최진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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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을 때에는 전체적인 상황을 인식하는 가운데 글을 읽어야만 한다. 글은 글이 쓰인 시대와 상황이라는 맥락 속에서 읽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글 자체의 내용에만 집중한다면 글이 의미하는 본래의 내용은 이해하지 못한 체 자기가 이해하고 싶은 대로만 읽게 된다. 책을 읽고도 이해하지 못하거나 엉뚱한 내용으로 이해하는 것은 대부분 위와 같은 상황 때문인 것이다.

 

우리가 고전을 읽을 때에도 마찬가지 상황이 나타난다. ‘공자 왈, 맹자 왈로 통칭되는 경직된 사고방식도 공자와 맹자를 신성시하는 상황 속에서 절대불변의 진리로 생각하면서 글을 읽기 때문에 나타나는 문제일 것이다. 당시의 상황을 통찰하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사람들의 논리가 현대에 와서는 오히려 변화와 혁신을 가로막는 장애가 되는 경우가 많이 나타난다. 이런 문제들로 인해서 우리는 글을 읽을 때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는 자세에서 글을 읽어야만 제대로 글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책 노자 인문학은 그런 점에서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하는 책으로서 글 자체에 얽매이지 않고 글의 맥락과 상황을 잘 설명하는 동시에 인문학적 지식 자체가 아니라 인문학적 사유를 어떻게 해나갈지 제시하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뜬 구름 잡는 이야기 속으로 빠질 수 있는 노자 이야기를 대중에게 적절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 책만으로 노자에 대한 깊은 이야기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 그러나 노자에게 관심을 같고 어떻게 인문학적 생각을 할지 고민해보는 사람에게는 정말 좋은 책일 것이다.

 

최근 발간되는 책들을 보면 인문학의 시대가 다시 돌아온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IMF로 통칭되는 시기 이후 처음으로 돌아온 인문학의 전성시대가 돌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부자 아빠’, ‘아픈 청춘류의 시답잖은 책들의 시대를 뒤로 하고 우리의 삶을 다시금 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는 시대가 돌아왔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지만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성숙해졌다는 느낌이다.

 

2015년 희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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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컬쳐 - 커피에 얽힌 문화와 숨은 이야기
최승일 지음 / 밥북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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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커피를 핸드드립 방식으로 마시고 있다. 봉지 커피도 마시기는 하지만 진한 맛과 향을 얻으려면 직접 드립하는 것만큼 좋은 방법도 없는 것 같다. 다른 음식들은 미묘한 맛의 차이를 알기가 어렵지만 유독 커피만은 맛이 구분되기에 호사 아닌 호사를 누리고 있다. 원두가격도 예전보다 훨씬 낮아졌고 쉽게 구할 수도 있게 되면서 회사에서 하루에 한잔씩은 마시고 있다. 그래서인지 커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해 이번에 나온 커피 컬쳐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커피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주제별로 엮어 놓은 책이다.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내용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커피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들어본 사람들 사람들이라면 한 번씩은 접했을 법한 내용들이다. 솔직히 책을 접하면서 맛있는 커피를 어떻게 드립해 마실까하는 생각에 책을 봤는데, 이런 생각이라면 이 책보다는 커피 바리스타가 되는 책을 찾아서 읽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여기에도 커피를 맛있게 내리기 위한 방법이 있기는 해다 미네랄이 많이 포함된 경수보다는 미네랄이 적게 포함된 연수가 커피에 좋은 물이며, 에스프레소를 위해서는 커피를 가늘게 갈고 드립 커피를 위해선 굵게 가는 것이 좋다는 정도의 이야기는 있지만 커피 내리는 방법이 많은 분량으로 다루어지고 있지는 않다. 그리고 커피 외에도 코코아, 홍차, 와인과 같은 다른 기호 음료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언급되고 있다.

 

생각했던 것과는 약간은 다른 주제로 내용이 전개되어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커피에 관한 이야기를 정리해서 들어볼 수 있어서 책을 읽은 보람은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미각과 커피의 쓴맛과 신맛에 관한 이야기는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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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법률여행 2 - 민법: 가족법 재미있는 법률여행 시리즈 2
한기찬 지음 / 김영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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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가족은 어디까지 가족일까라는 이야기를 해 본 적이 있다. 언뜻 보면 단순한 뻔한 이야기이다. 가족이면 가족이지 가족의 경계가 어디까지일지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정의내리기가 쉽지만은 않다. 오늘날 핵가족화된 세상에서야 아버지, 어머니, 자식이 가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에 이의는 없을 것이다. 그 다음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여기까지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 다음부터의 친인척이 문제다. 사돈의 팔촌을 가족이라고 부를 수는 없을 테니 어디선가 잘라야 할 텐데, 과연 어디까지 일까? 개개인마다 다른 상황을 상정하고 놓을 수도 없다면 분명 복잡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거기에다가 재산 문제가 겹치면 문제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가 민법의 가족법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재미있는 법률 여행 2 민법 가족법은 가족의 범위와 역할 그리고 재산에 관한 문제이다. 세부 내용은 친족(약혼, 혼인, 이혼), 상속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혈육으로 이어진 부모 자식 관계에 대해서는 언급이 많지 않은 것으로 보아 기존 민법에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는 것 같고, 주로 부부관계와 상속에 관한 문제가 주로 언급되는 것 같다. 결혼하면 누구보다도 가까운 무촌 관계이지만 헤어지면 남남이 되는 현실로 인해 법률이 개인들의 생활에 개인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달로 부모 자식 간의 관계도 법률로 엄격히 규정해야하는 시대가 안온다는 보장도 없다.

 

그리고 상속에 관한 부분이 장황한데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별나라 이야기를 듣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솔직히 우리 사회에서 자식에게 분에 넘치는 금액을 상속시켜 줄 가정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전체 가정의 10%나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상속 재산이 조금이라도 있게 된다면 그 마저도 차지하기 위해 혈안이 된 집안도 못 본 것은 아니니 법률 제정의 취지가 이해가 된다. 그리고 사례들이 실제 판례들을 재구성한 것들이니 없는 이야기를 지어낸 것도 아니다. 참 세상에는 일반적이지 않고 이상하고 별난 사례들이 많다. 이런 것 때문에 법률이 생겨난 것이겠지만.

 

참고 : 재미있는 법률 여행의 민법 부분은 1권과 2권까지이다. 3권은 형법, 4권은 형사소송법, 5권은 민사소송법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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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법률여행 1 - 민법: 재산법 재미있는 법률여행 시리즈 1
한기찬 지음 / 김영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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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은 법 없이도 살아간다. 평생 살면서 법원에 한 번 가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이혼을 많이 해서 법원에 가는 사람들이 많아졌을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법원에 갈 일은 많지 않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법 위에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을 아닐 것 같다. 따지고 보면 법이라는 것은 사회적 합의를 문서로 만들고 지키기로 한 약속이니 법이 없다면 사회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법을 알고 이해할수록 험악한 사회 속에서 자신을 지키고 잘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법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와는 전혀 다른 용어와 문체는 법을 알아가는 데에 있어서 커다란 진입 장벽으로 존재한다. 어려운 한자체 용어와 끝날 듯 끝나지 않는 문장, 정말 인내심이 없이는 읽기 힘든 것이 법률 서적이다. 엄청난 이권이 달리 소송에 휩쓸리지 않는 이상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나지 않는 것이 법률 공부일 것이다. 예전에 한번 법률 개론서를 한번 읽을까하다 이렇게 짜증나는 책을 왜 읽어야할까라는 생각이 들어 그만 둔 적이 있다.

 

이런 점에서 재미있는 법률 여행은 전체적으로 좋은 취지로 잘 만든 책이다. 판례들을 쉽게 설명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해 놓았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주지 않는다. 오랫동안 베스트셀러로 팔린 이유를 알만했다. 1권은 민법 중에서도 재산법에 관한 부분이다. 총칙, 물권, 채권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제목부터 부담을 주는 항목들이지만 실제로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가끔씩 겪거나 만나게 되는 갈등 상황들이 실려 있다. 그리고 그 해결책을 일반적인 상식 수준에서 해결하기 위한 법률 해석들이 담겨있다. 모든 내용을 파악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일반 상식 수준에서는 법률에 대한 이해도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책이다. 앞으로도 많이 팔릴 책 같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고 드는 생각은 민법이라는 것이 결국은 재산과 관련된 사항을 정리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고, 그 재산에 관한 내용도 자본주의 체제라는 틀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 세상에서 재산이 중요하지 않은 적이 없었겠지만 자본주의에서 법, 특히 민법이라는 것은 결국 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문제 같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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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세균과 공존해야 하는가 - 왜 항생제는 모든 현대병의 근원인가?
마틴 블레이저 지음, 서자영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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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인간은 왜 세균과 공존해야 하는가, 처음북스

 

책 제목은 책의 얼굴이고 핵심이다. 그런 탓에 많은 책은 제목을 만들고 선정하는데 많은 공을 들인다. 책도 상품이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독자를 확보하기 위해 제목이 만들어진다. 이런 탓에 번역 서적의 경우, 책 제목에 대한 수술이 들어가 원래의 책 제목과는 완전 동떨어진 제목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 책의 원 제목은 Missing Microbes 굳이 번역을 하자면 사라지는 미생물정도로 번역할 수 있을 것 같다. 책 제목이 원 제목과 많이 다르기는 해도 책 본래의 취지를 잘 살리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무리가 간 제목은 아닌 듯싶다. 하지만 너무 속내를 비치는 것 같은 인상이다. 보일 듯 말 듯 알 듯 모를 듯할 때, 호기심이 돋는 법인데 제목에 모든 결말이 들어가 버렸다. 특히 제목 앞에 붙은 왜 항생제는 모든 현대병의 근원인가?’가 붙으면서 결론이 나버렸다. 책 읽기에 앞서 김을 빼버린 느낌이다.

 

전체적인 내용은 의사이자 연구자인 저자가 항생제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과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면서 무차별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하지 말자고 하는 내용이다. 그렇다고 저자가 항생제를 전혀 사용하지 말자는 것은 아니고 꼭 필요할 때에만 사용하자고 말한다. 현재와 같은 항생제 남용은 앞으로 더 큰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을 읽고 난 후,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 서적이 아닌 대중을 대상으로 한 에세이 형식의 글이라 읽기도 어렵지 않다. 너무 당연한 내용을 책으로 읽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좀 지루하기는 했지만 중요한 내용을 다시 한 번 대중에게 강조하기 위한 내용이라는 생각에 의의를 두며 책을 읽었다. 중요한 내용일수록 여러 번 강조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알 수 없는 모든 질병이 항생제 때문일 수 있다는 식의 주장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하여 현재 내가 주장하는 바를 관철시키려는 자세는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할 수 없다. 특히 의학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미래의 건강을 담보로 공포감을 조성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저자가 확실히 학문적으로 또는 합리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내용만을 다루어도 책의 의도는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 텐데, 쓸데없는 사족이 많이 들어간 것 같다. 이런 것을 제외한다면 전반적으로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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