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왜 세균과 공존해야 하는가 - 왜 항생제는 모든 현대병의 근원인가?
마틴 블레이저 지음, 서자영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서평] 인간은 왜 세균과 공존해야 하는가, 처음북스

 

책 제목은 책의 얼굴이고 핵심이다. 그런 탓에 많은 책은 제목을 만들고 선정하는데 많은 공을 들인다. 책도 상품이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독자를 확보하기 위해 제목이 만들어진다. 이런 탓에 번역 서적의 경우, 책 제목에 대한 수술이 들어가 원래의 책 제목과는 완전 동떨어진 제목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 책의 원 제목은 Missing Microbes 굳이 번역을 하자면 사라지는 미생물정도로 번역할 수 있을 것 같다. 책 제목이 원 제목과 많이 다르기는 해도 책 본래의 취지를 잘 살리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무리가 간 제목은 아닌 듯싶다. 하지만 너무 속내를 비치는 것 같은 인상이다. 보일 듯 말 듯 알 듯 모를 듯할 때, 호기심이 돋는 법인데 제목에 모든 결말이 들어가 버렸다. 특히 제목 앞에 붙은 왜 항생제는 모든 현대병의 근원인가?’가 붙으면서 결론이 나버렸다. 책 읽기에 앞서 김을 빼버린 느낌이다.

 

전체적인 내용은 의사이자 연구자인 저자가 항생제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과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면서 무차별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하지 말자고 하는 내용이다. 그렇다고 저자가 항생제를 전혀 사용하지 말자는 것은 아니고 꼭 필요할 때에만 사용하자고 말한다. 현재와 같은 항생제 남용은 앞으로 더 큰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을 읽고 난 후,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 서적이 아닌 대중을 대상으로 한 에세이 형식의 글이라 읽기도 어렵지 않다. 너무 당연한 내용을 책으로 읽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좀 지루하기는 했지만 중요한 내용을 다시 한 번 대중에게 강조하기 위한 내용이라는 생각에 의의를 두며 책을 읽었다. 중요한 내용일수록 여러 번 강조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알 수 없는 모든 질병이 항생제 때문일 수 있다는 식의 주장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하여 현재 내가 주장하는 바를 관철시키려는 자세는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할 수 없다. 특히 의학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미래의 건강을 담보로 공포감을 조성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저자가 확실히 학문적으로 또는 합리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내용만을 다루어도 책의 의도는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 텐데, 쓸데없는 사족이 많이 들어간 것 같다. 이런 것을 제외한다면 전반적으로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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