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의 일생 - 탄생에서 죽음까지, 생명 활동의 무대에서 펼쳐지는 은밀하고 역동적인 드라마
나가타 가즈히로 지음, 위정훈 옮김, 강석기 감수 / 파피에(딱정벌레)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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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단백질의 일생

 

인문학이나 사회과학 서적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과학에 대한 대중서적은 서술 방식에 있어서 한계를 같고 시작할 수밖에 없다. 쉽고 친숙하게 서술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는 쉽지 않다. 개념 하나하나를 설명하면서 개념과 개념과의 연관성을 이어가면서 책을 써나가야 하기 때문에 입문자 입장에서 보면 하나의 교과서에 가까울 수 있다. 만약 자신에게 익숙한 분야라면 소설책 읽듯이 쭉 읽어갈 수 있겠지만, 문외한의 입장에서는 정말로 한 장 한 장 공부를 하면서 읽어야 겨우 이해가 가능해진다. 물론 어려운 책을 한 권 읽어냈을 때의 쾌감은 대단하다. 하지만 삶의 다른 분야로 파급되기 어려운 책을 한 장 한 장 공부하면서 읽어가기를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 책 단백질의 일생은 단백질이란 존재를 하나의 소우주인 생명체로 이해하고 탄생, 성장, 수송, 죽음 등으로 이해하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 설명한 책이다. 전문가인 저자가 심사숙고하여 쉽게 쓰려고 했다고는 하지만 한 페이지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새로운 개념들을 감내하면서 책을 읽어가기란 일반 독자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감수자가 여러 말로 칭찬하는 글을 썼다고는 하지만 생물학 분야에 대한 문외한으로서 이 책을 이해하는 시도가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생물학에 대한 설명을 다른 분야로 확대하여 설명하려했다면 그나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도 있었을 텐데, 단백질에 대한 충실한 설명으로 가득 찬 책인지라 그럴 만한 기회도 없었다. 단지 단백질도 하나의 소우주와 같다는 천편일률적인 말만 기억에 남는다.

 

본문의 첫 장에 나오는 생물학 용어를 나열해 보면 액틴(actin), 미오신(myosin), 콜라겐, 세포외기질이라는 용어가 나온다. 그나마 콜라겐은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나머지 3개의 용어는 별나라 용어 같다. 첫 장에 나오는 그림(그림1-1)은 아미노산의 기본 구조 분자식인데, 아미노산은 많이 들어봤는데, 펩티드결합과 분자식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뒷장의 내용도 한번 쭉 넘겨서 봤는데 정확히 이해하려면 한 달은 읽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질려 버렸다. 아무래도 책을 잘못 선택한 것 같다. 그래도 생물학 개론에 관한 교양서적이라면 시도라도 하겠는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 2008년에 일본 저자가 쓴 책을 10년이 넘어 2018년에 한국에서 번역한 책이라 좋은 책일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만 일반 대중을 향한 교양서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최소한 생물학 분야 전공자 내지 생물학 덕후들에게나 어울리는 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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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편소설 40 -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인물 관계도’ 수록, 개정증보판 수능.논술.내신을 위한 필독서
김동인 외 지음, 박찬영 외 엮음 / 리베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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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인의 배따라기(1921)’부터 윤흥길의 종탑 아래에서(2000)’까지 시대별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40편의 단편 소설을 엮어 놓은 책이다. 제목 앞에 중학생이 꼭 일어야 할이란 문구가 붙어있듯이 중학교 국어 시간에 배울 소설들을 엮은이가 모아 놓은 것이다. 40편이나 되는 소설을 해설까지 첨가해 책 한 권에 엮다보니 660페이지나 되는 묵직한 책이다.

 

머리말에 소설 선정 이유와 간단한 소설 소개가 나온다. 그다음에는 소설이 시대순으로 한 편씩 나온다. 소설의 앞부분에 저자 소개, 구성과 줄거리, 생각해 볼 문제, 인물 관계도가 나온다. 중학교 국어 참고서에서 소설을 설명하는 일반적 방식을 넣어 놨다. 그리고 소설을 발췌하지 않고 전문을 다 넣어 놨다. 그리고 어려운 어휘들은 괄호를 넣어 풀이를 해 놨다. 이걸 보면서 정말로 읽기 무난하게 만든 중학교 국어 참고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40편이나 되는 단편들에 대해 전부 독후감을 쓸 수는 없으니,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접한 윤흥길의 종탑 아래서에 대해서 쓰려고 한다. 이 소설은 2000년 출간으로 소개되어 있다. 소설에 한창 빠져서 읽던 시기는 1990년대이고 그 이후로 출간된 단편 소설들은 거의 읽어본 적이 없다. 소설가 윤흥길에 대해서도 처음 들어봤다. 등단은 1960년대에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문열, 조정래와 같은 초대박 베스트셀러를 쓴 소설가가 아니다보니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그래도 단편 소설 40선에 선정될 정도이니 그냥 넘겨 볼 작품은 아니다 싶었다.

 

소설은 6.25 시기의 전북 익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화자인 최건호가 과거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부모가 살해당하는 장면을 본 충격으로 눈이 먼 서울 여자 아이와의 순애보 아닌 순애보를 이야기하고 있다. 단편 소설답게 압축적이게 구성이 잘 짜여 있다. 전후 맥락을 잘 연결하여 앞 페이지 몇 장을 잘 넘어가면 소설 속으로 몰입될 수 있게 해 놨다. 현재와는 시간이 꽤 되는 상황이지만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확실히 글쟁이는 범인이 따라잡을 수 없는 글쟁이의 능력이 있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2018년이라는 상황에서 중공군을 섬멸하는 것과 궤멸하는 것의 차이가 뭐냐고 묻는 소설 속 상황이 어색하기만 하다. 그리고 황순원의 소나기를 연상시키는 시골 남자 아이와 서울에서 온 연약하고 아리따운 소녀의 관계는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 성평등 사회를 넘어 페미니즘 사회로 변화하는 시대이다. 남자에게 의존적인 여자에 대한 순애보 아닌 순애보라는 소설 속 가정은 고리타분한 느낌이다.

 

오랜만에 읽은 한국 단편 소설집이다. 익숙한 제목의 소설이 다수이지만 종탑 아래서와 같이 처음 들어본 소설도 접했다. 소설의 매력이 무엇인지 아는 입장에서 소설을 자주 읽고 싶지만, 왠지 현실과는 동떨어진 딴나라이야기 속에 빠지는 상황이 유쾌하지만은 않아 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 그럼에도 가끔씩 딴나라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40에 육박하는 2018년 여름을 이겨내는 좋은 방법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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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프랑코 - 잊혀진 독재자의 놀라운 이야기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53
치모 아바디아 지음, 유 아가다 옮김 / 지양어린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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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독재자 프랑코 : 잊혀진 독재자의 놀라운 이야기

 

프란시스코 프랑코는 에스파냐에서 1936년 쿠데타를 일으킨 사람이다. 1936년에서 1939년까지의 내전에서 독일의 히틀러와 이탈리아의 무솔리니의 지원으로 정부군을 이길 수 있었다. 그 후 1975년 그가 죽을 때까지 39년간 에스파냐에서 파시즘 독재를 이어나갔다. 40대에 반란을 일으켜 독재 정권을 수립해 40년간이나 에스파냐를 철권 통치하였다. 정말로 에스파냐의 역사에서, 유럽의 역사에서, 세계의 역사에서 존재하면 안 되는 인물이었다.

 

1930년대의 내전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2차 대전의 참화가 빗겨나간 에스파냐가 전후에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유럽의 2등 국가에 머무르게 된 것도 결국 프랑코 장기 독재 때문일 것이다. 정치적 탄압과 독재는 둘째로 차치하더라도 경제적 성과 역시 크게 이뤄낸 것이 없다. 1960년대와 1970년대는 유럽의 고도 성장기인데 그 기간 동안 에스파냐의 프랑코 정부는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 기껏 우리에게 알려져 있는 에스파냐 경제는 관광 산업과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그 아닌가? 그나마 경제가 성장한 지역도 마르리드가 아닌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한 지역이다.

 

이런 인물이 역사에서 다시는 등장해서는 안 된다. 이런 취지로 독재자 프랑코라는 제목으로 아동용 동화책이 나왔다. 동화책은 일반적으로 좋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꾸며진다. 좋지 않은 인물에 대한 동화책이라 책 자체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동화책에는 좋고 아름다운 내용을 담아야 한다는 강박 관념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동화책이 아름다운 내용만을 담고 있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다. ‘헨델과 그레텔도 부모가 자식을 숲에 버린 것이니 좋은 내용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강박 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책을 있는 그대로 본다면, 프랑코와 같은 사람이 다시는 이 세계에 들어서지 못하도록 아이들에게 교육한다는 취지에서 긍정적으로 보인다. 잊고 싶지만 잊어서는 안 되는 사람과 사건들에 대한 교육이 어린 시절부터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한다. 그리고 이런 책이 에스파냐에서만 나와서는 안 될 것 같다. 프랑코와 같은 인물이 우리나라에서도 다시는 발을 못 디디게 어린 시절부터 자유, 평등, 인권에 대한 교육 자료에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책 표지를 처음 보았을 때 프랑코의 독재를 어린이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했는데, 정사각형을 좋아하는 프랑코가 눈앞에 보이는 동그라미, 세모 직사각형을 때려 부순다는 아이디어가 정말 아이들 눈 높이게 맞게 정말 잘 표현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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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불전의 기원, 불교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리처드 곰브리치 지음, 김현구 외 옮김 / CIR(씨아이알)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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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봐서는 불교에 관한 일반교양 서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명한 불교 연구 학자인 영국의 리처드 곰브리치1994년 학회에서 발표하기 위한 강의용 원고를 출간한 책이다. (참고로 저자는 서양미술사로 유명한 에른스트 곰브리치와는 동일 인물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아주 어려운 전공 서적은 아니지만 불교도도 아니고 불교 전공자도 아닌 사람이 읽기에는 부담이 좀 있는 책이다. 실제로 책을 번역한 곳도 전남대 철학과 대학원이다. 아마도 대학원 수업 시간에 강독하고 번역한 책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책의 서두에 불교를 전공으로 하는 대학생 내지 대학원생에게 필독서라고 소개하고 있다.

 

보편 종교에 해당하는 모든 종교들이 마찬가지이겠지만 고대에 형성되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오랜 변화를 겪게 된다. 이런 변화 속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은 종교의 창시자에 대한 신격화가 있을 것이다. 불교의 창시자 석가모니는 부처가 되었고, 기독교의 창시자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이 되었다. 세 종교 가운데 가장 늦게 7세기에 창시된 이슬람교에서는 무함마드를 신으로 만들지는 못했지만 신의 예언자 반열에 올랐다. 이러다보니 이들의 말이 신의 말이 되고 경전이 되었다. 하지만 이런 경전이 시간이 흘러 1000, 2000년이 흐르면서 당시의 시대적 상황은 사라지고 만 남게 되었다. 해석학까지 언급할 필요 없이 시대적 상황을 고려함 없이 만 해석하는 주석 연구로만 빠지면 종교가 창시될 때의 의미는 쇠락하고 주석 연구가들이 만들어 놓은 전혀 다른 종교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종교가 창시된 원래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시금 역사적 상황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불교도 이 같은 상황에서 예외라고 할 수는 없다. 석가모니가 한 말들이 왜 의미가 있는지는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정치적, 종교적 지도층의 역할을 한 바라문들의 특징을 알아야만 한다. 이런 노력 없이 산스크리트어로 쓰인 경전을 한문으로 번역하고, 한문으로 쓰인 경전을 한글로 번역해 읽어서야 현대의 한국 사람의 초기 불교의 정신을 도저히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이해한 것이 맞는다면 저자인 리처드 곰브리치의 작업이 이것이다. 불교의 탄생, 석가모니의 말, 경전을 역사적 상황에서 이해하는 것이다. 불교도의 입장이 아닌 시대적 상황 속에서 초기 불교를 이해하기 위한 작업이다. 이런 노력이 인정을 받아 이 책이 불교를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필독서가 된 것이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불교에 대한 문외한이 전공 서적을 읽다보니 어려움이 많았다. 내가 공부한 전공 책도 잘 안보는 판국에 남의 전공 책에 대해서 이래라 저래라 말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단지 나도 공부하는 입장이 되어 조금 알아가는 과정에서 책을 읽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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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꿈틀 곤충 여행 우리는 탐험가
타샤 퍼시 지음, 다이나모 그림, 박여진 옮김 / 애플트리태일즈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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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용 학습 도서이다. 전체 페이지는 표지 제외하고 16페이지이다. 첫 페이지에는 아이들에게 곤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설명한다. 그 다음으로 자이언트 벌레, 가장 작은 벌레, 날아다니는 벌레, 꿈틀꿈틀 징그러운 벌레, 대가족 벌레, 아름다운 벌레, 이로운 벌레, 먹을 수 있는 벌레 순으로 곤충을 소개하고 있다.

 

각 페이지에 곤충 그림과 간단한 설명이 있다. 예를 들면, 잠자리 그림과 함께 잠자리는 4개의 날개를 다르게 움직일 수 있는 재주 많은 곡예사랍니다라고 설명이 있다. 그리고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인데 잠자리 그림을 젖히면 잠자리에 대한 또 다른 그림과 설명이 있다. 잠자리의 경우 잠자리는 아주 무서운 사냥꾼이에요. 물 근처에 있다가 날아가는 곤충이 있으면 홱 낚아챈답니다라는 설명이 있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대부분의 곤충들은 개미, 나비, 벌 등과 같이 익숙한 곤충들이다. 하지만 자이언트 웨타처럼 이름으로만은 일반 성인이 도저히 알 수 없는 곤충이 소개되어 있기도 하다.

 

아이들에게 곤충을 친근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체적인 구성이 매우 잘 되어 있다. 학습 단계에 맞게 처음에는 형태 등에 초점을 맞춰놓고 있다. 그림을 젖히면 곤충의 생태적 특성을 설명하면서 아이들이 단계적으로 곤충에 대해 학습할 수 있도록 해놨다. 전체적으로 아이들이 친근하게 곤충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한 좋은 책으로 평가할 수 있다. 대상 연령은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적합할 것 같은데 초등학교 1학년이나 2학년에게도 어울리는 것 같다. 아무래도 접근하는 방식은 어렵지는 않지만 밀웜, 웨스턴 피그미 블루 나비와 같이 낯설은 곤충들도 등장하기 때문에 초등학생들에게도 괜찮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우리는 탐험가 시리즈중 한 권으로 곤충 이외에도 몸속 여행, 우주 여행, 공룡 탐험, 바다 여행 시리즈도 함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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