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에서 인류의 미래까지 빅 히스토리
이언 크로프턴 & 제러미 블랙 지음, 이정민 옮김 / 생각정거장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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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빅히스토리

 

우리들은 자연과 인문을 분리하여 생각하는 방식에 익숙하다. 자연은 객관적인 과학적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인문은 다분히 주관적이고 예측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최근에 불고 있는 융합 내지 통합이라는 주제와 관련하여 자연 현상과 인문 현상을 둘이 아닌 하나로 인식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이분법적 사고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낯선 사고 방식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본다면 자연과 인문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보다는 통합적이고 융합적인 사고가 더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이 신이 창조한 피조물이 아닌 우주와 지구에서 출현해서 진화된 생명체라는 인식을 한다면 인간의 존재와 행동 모두 우주의 한 부분일 뿐이다. 인문 현상이 우주의 한 부분이고 자연 현상의 한 부분이라면 인문과 자연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는 폐기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오랜 관념을 하루 아침에 변화시키기는 쉽지 않다. 몇 년전에 우주 속으로라는 책을 읽었다. 오늘 다루는 빅히스토리와 동일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우주의 시작으로부터 인류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삼고 있다. 개별 주제들이야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인간 역시 우주의 한 부분이라는 관점에서 자연사를 서술하는 방식이 매우 놀랍고 새롭게 다가왔다. 그래서 이번에 다루는 빅히스토리는 어떤 방식으로 자연사를 서술할지 궁금했다.

 

거대한 우주와 인류의 이야기를 하나로 엮는 내용은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다소 아쉬웠던 부분은 인류의 출현 이후의 내용이 너무 많다. 내용도 세계사 서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우주의 역사와 지구의 역사가 너무 축소되고 인류의 역사를 너무 자세히 서술하였다. 단지 서양을 중심으로 한 세계사에 자연사가 조금 강조되어 추가된 느낌이 강하다. 이런 점에서 자연사와 인류사의 융합 내지 통합의 관점이라는 부분에서는 빅히스토리보다는 몇 해 전에 출간된 우주속으로가 낫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우주와 인간의 역사를 아우르는 관점에서 서술되는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 좋다. 자연과 인문을 통합하는 관점의 사고방식이 우주 속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훨씬 유익할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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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교수의 인간의 경제학
이준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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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인간의 경제학

 

미시경제학, 거시경제학을 중심으로 하는 주류 경제학은 어떻게 보면 매끈하고 세련되 보인다. 모든 것을 수학적 공식 내지 말끔한 그래프로 설명하려고 한다. 처음에 접하는 사람들로서는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경제학을 조금 공부하게 되면 그 세련된 방식에 매력을 느낀다. 하지만 정말 세상 일, 특히 경제 현상이 수학 공식처럼 또는 2차원의 곡선으로 정확하게 표현될 수 있을까? 조금만 생각해보면 합리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경제가 돌아가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돈을 이성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을 볼 수도 쉽다. 그리고 합리적으로 사용하려고 해도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균형 감각을 유지하면서 경제 활동을 할 수는 없다. 그렇게 살다가는 머리가 터져 버릴지도 모른다.

 

주류 경제학에서 설명하지 못하거나 설명하기 어려운 내용을 행태경제학이란 분야를 통해서 설명하는 학자들이 있다. 이 책의 앞부분에 나와있는 사이먼, 트버스키, 가나먼, 세일러 등의 경제학자들이 인간의 행태에 기반한 경제 현상을 설명하였다. 이런 학자들의 책과 논문을 접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경제학을 전공하는 학자들이 아닌 일반인들이 이런 책을 읽기는 어려울 것이다. 더군다나 주류 경제학조차 접하지 못한 상태에서 행태 경제학의 전공 서적을 접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행태경제학을 소개하는 이 책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이준구 교수가 쓴 책이다. 2009년에 출간한 책에 대한 개정증보판이다. 주류 경제학에서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은 행태경제학의 측면에서 경제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주류 경제학이 합리적인 인간을 전제하고 이론을 전개해 나간다면, 행태경제학은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 이론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일부분은 다소 어렵게 느낄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일반인의 시각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 있다. 다만 어려운 책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학술 서적의 형태와 목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초반부의 내용은 읽기가 따분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행태 경제학과 주류 경제학의 차이를 설명하는 부분이 일반인의 관점에서는 다소 따분할 수 있을 것도 같다. 전체적으로 쉽게 일 독할 수 있으며, 행태 경제학에 대해서 접할 수 있게 하는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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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만에게 길을 묻다 - 세계적 물리학자 파인만이 들려주는 학문과 인생, 행복의 본질에 대하여
레너드 믈로디노프 지음, 정영목 옮김 / 더숲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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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파인만에게 길을 묻다

 

과학에 대한 관심이 갔다. 특히 물리학의 세계에 입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책 한두 권쯤 읽고 싶다는 생각에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파인만이란 이름을 듣고 이 책을 선택해 읽게 되었다. 결과는 당연히 실망.

 

이 책은 과학에 대한 책이 아니라 과학자데 대한 책이다. 저자인 레너드 믈로다니프가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이하 칼텍) 연구원으로 오고 난 뒤 1~2년간 파인만과의 인연과 대화를 소재로 한 이야기이다. 물론 저자와 파인만 모두 이론 물리학자로서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이 과정에서 세부적인 내용은 전혀 알 수 없는 양자역학에 관한 내용들이 나온다. 하지만 이 책은 양자역학이 아니라 저자 믈로다니프가 본 파인만에 관한 이야기이다. 과학, 특히 물리학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했던 나로서는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과학보다는 과학 방법론과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니 인문학과의 경계가 사라져 버렸다. 애써서 서양의 잘 알지 못하는 이론 물리학자의 이야기를 들어야한다는 생각에 흥미와 관심이 줄어들었다. 그나마 흥미를 유지시킬 수 있었던 것은 중심 주제는 아니지만 이야기가 이론 물리학과 지속적으로 연관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책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다. 난해한 양자역학 이야기들도 핵심 주제가 아니니 무시하고 건너뛰어도 상관은 없어 보인다. 오히려 위대한 과학자도 결국 평범한 한 사람에 불과하다는 이야기가 결론인 것처럼 느껴져 양자역학과 같은 문제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다음번에는 과학 방법론이 아닌 과학 자체에 대해 접근할 수 있는 책을 골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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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피부색이 달라요? - 다양성과 정체성 Q&A 어린이 인성교육 1
크리스토퍼 맥커리 외 지음, 루이스 토마스 그림 / 이종주니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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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은 인종 차별에 관해서 아이들에게 설명하는 책이라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인종 차별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사회 문제에 관한 12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쭉 설명하는 동화책이 아니라 한 장면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에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지면을 제시하는 워크북이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는 인종, 편모 가정, 빈부격차, 노화, 정체성, 종교, 음식, 장애 등을 포함하고 있다. 어른들의 관점에서는 당연한 것이겠지만 세상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새롭고 낯선 것들이다. 책 내용에서 어린이들은 보수적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으로 남는다. 아이들은 내가 남과 다르거나 남이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기 어려워한다. 다수의 입장에서 소수를 바라보는 입장이라면 그래도 아이들에게 큰 문제가 안 될 수 있다. 하지만 아이가 소수의 입장에서 다수를 바라보는 상황에 처한다면 아이들의 부모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힘들어질 수 있다. 게다가 부모가 편견과 차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아이의 가치관과 세계관은 왜곡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에서 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가 인종, 종교, 빈부로 인하 차별을 당연시한다면 그 사회는 어떻게 될까? 상상만 해도 끔찍해진다. 2차 대전 당시의 독일과 같은 사회 속에서 우리가 살 수는 없다.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고 차이를 인정하면서 관용을 베푸는 사회가 올바른 사회고 바람직한 사회라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일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당연한 것들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생각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어른들도 잘못된 흐름 속으로 휩쓸려들 수 있다. 아이들이야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어린 아이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고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는 생각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 필요하다. 사회 현상에 대한 이해는 저절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올바른 교육을 통해서 가능한 것이다. 이 책은 대략 유치원 또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으로 보인다. 부모와 아이가 하루에 하나씩 읽고 생각하고 함께 대화를 나눈다면 아이의 인격 형성에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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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만든 그날의 세계사
로날트 D. 게르슈테 지음, 강희진 옮김 / 제3의공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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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만든 그날의 세계사제목이 약간은 자극적이다. 독일어(Wie das Wetter Geschichte macht : Katastrophen und Klimawandel von der Antike bis heute)로는 어떻게 날씨가 역사를 만들었나 : 고대로부터 현재까지의 재앙과 기후변화로 번역되는 제목이다. 단순하게 보면 날씨가 세계사의 사건들을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관한 가벼운 이야기 거리로 생각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단순한 가십성 이야기책으로 보면 프롤로그조차 읽기 힘들 수도 있다.

 

이 책을 읽으려면 용어에 대한 개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듯싶다. 제목에 언급된 날씨는 기상(weather)에 해당한다. 반면 날씨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면서 나타나는 기상 현상들은 기후(climate)에 해당한다. 저자는 단기적인 기상 현상으로 인해서 나타난 중요한 세계사의 사건들을 미시적 차원에서 고찰한다. 예를 들면 1788713~714일 거대한 우박이 불러온 프랑스 혁명, 1939118일 대학살을 예고한 그날의 안개, 194466일 폭풍 속의 고요: 노르망디 상륙 작성과 같이 하루 동안의 날씨가 세계사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설명한다. 한편으로는 중세 온난기, 중세 빙하기와 같이 거시적 차원에서 기후가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한다. 거시적 측면에서 기후(climate)가 한 문명이나 국가의 흥망성쇠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는 쉽게 설명하고 논리적으로 타당한 결과를 도출하기가 쉽다. 그러나 미시적 차원에서 이를 설명하기란 쉽지가 않다. 물론 사람들에게는 나폴레옹의 러시아 전쟁과 같이 날씨로 모든 것을 설명해 주기를 원하지만 이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미시적 차원에서 날씨가 해당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부각될 경우, 다른 중요한 요인들은 전혀 고려되지 않을 수 있는 논리적 오류에 빠지기 쉽다. 인류사의 결정에 있어서 수많은 변수들 가운데 단 한 가지만 가지고 설명하는 것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도 이러한 사실에 주목하고 프롤로그에서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할지 제시하고 있다.

 

책의 말미에는 2005년 미국 뉴올리언스에 불어 닥친 허리케인 카트리나2015년 캘리포니아의 물 부족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이런 것도 세계사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현재는 곧 과거가 될 것이고, 모든 과거는 역사학자의 논의 대상이 되니 현재의 사건이라고 세계사의 범주에 포함되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세계사라는 주제에 포함되기에는 낯설다는 느낌이 든다. 에필로그에는 기후변화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역사적으로 기후변화가 반복되었기 때문에 저자의 입장은 기후변화가 인류사에서 커다란 문제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고 인간에 의한 환경 변화가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인지 마지막에 있어서 현 시대 환경문제는 기후변화가 중심이라는 것보다는 인구 과잉이 문제라는 진단을 내렸다. 크게 보면 일면 타당한 결론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지구에 인구 많으니 그 문제를 해결하라고 한다면 과연 어떤 해결책이 나올지 궁금하다. 멜서의의 인구론에서 제시한 비관적 미래를 상상하기는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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