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이야기 1 : 독립의 여명 1763~1770 - 혁명은 경제에서 시작된다 미국인 이야기 1
로버트 미들코프 지음, 이종인 옮김 / 사회평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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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을 받기 전 책에 대해 기대한 부분


저는 책을 고를 때 나름대로 기준이 있습니다. 옛날에 전문적이지 못한 존재들(?)에게 시달린 경험이 많다보니 그런 고통을 줄이고자 정해놓은 기준이죠. 출판사는 솔직히 저에게 있어 완전한 기술 서적이 아니라면 고려 대상이 아닙니다. 저에게 있어 중요한 부분은 출판사보다는 차라리 표지입니다.


그렇다고 표지를 보고 결정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제가 제일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저자입니다. 그리고 로버트 미들코프, 혹은 로버트 미들카우프(Robert Middlekauff)라는 저자는 타이틀만으로도 괜히 신뢰가 가는 저자였습니다. 얼마나 대단한 교수인지까지는 파악하지 못했지만요.


Robert Lawrence Middlekauff (July 5, 1929 – March 10, 2021) was a professor of colonial and early United States history at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1]

위키에서 본 Robert Middlekauff의 타이틀


적어도 그가 전공자임은 확실하고, 나아가 집중이 되는 영역에서 교수라는 자리까지 가지고 있다면 어떤 주장을 하건 한 번 읽어는 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주장이 궁금했다기보다는 이 교수가 서술한 내용에 담겨 있는 심층적인 분석에 더 관심이 갔지만요.


2. 책에 대한 평가


책은 영국에 관한 내용부터 진행합니다. 당연한 이유겠죠. 미국과 영국은 뗄 래야 뗄 수 없는 나라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좋았습니다. 근간부터 올라가서 이유를 설명하는 서술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한 다리만 건너도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뿌리까지 파고 들면 아예 다른 이야기를 할 수도 있으니까요. 역사책을 읽으며 워낙에 그런 경험을 많이 한 터라 별로 좋아하는 방식은 아닙니다.


그런데 미국인 이야기라는 책은 오히려 그런 내용들이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게끔 잘 써져 있었습니다. 저는 영국에 관한 내용을 읽고 있더라도 자연스럽게 미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나라이기에 이런 내용을 이야기할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고 할까요. 이 부분은 저만 그런 걸 수도 있습니다.


다만 기대한 부분을 충족했다고 하기에는 모호합니다. 저는 어떻게 보면 딱딱한 사실의 나열을 원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늘 관심을 가지고 궁금해 하는 미국이고, 자주 찾아보는 미국사이지만 한동안 안 읽으면 잊기 때문에 다시 되새기고 싶었습니다. 그래도 상관은 없었습니다. 원래 기대하던 바는 아니지만 기대 이상이었으니까요. 제가 원치 않던 부분을 짚어줘서 오히려 책 읽을 맛이 났습니다.


결국 이 책은 미국의 시작을 이야기하는 책이고, 그 부분을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저자가 해당 부분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니만큼 미국과 영국의 해당 시기를 관통하는 내용을 잘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게 내가 원했던 미국사인가? 그걸 이야기한다면 좀 괴리가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미국이 시작하기 전의 상황, 그리고 미국이 시작하게 되는 과정, 그리고 미국의 시작이기 때문에 우리가 아는 현재의 미국은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는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어야 할 사람은 명백합니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 특히나 미국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 읽어야만 합니다. 미국을 이해하겠다고 읽기에는 너무나도 깊은 뿌리와 같은 내용이라, 지금의 미국과는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피곤할 수도 있습니다. 아마 제 친구들은 절대 이 책을 읽지 않을 거에요.


3. '미국의 시작을 알리는 책' 정도가 한 줄평이겠습니다. 미국이란 어떤 존재인지라기보다 미국이 어떻게 시작했는지에 집중하고 있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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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굵게 읽는 러시아 역사
마크 갈레오티 지음, 이상원 옮김 / 미래의창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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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러시아사를 잘 모릅니다. 원래 관심이 거의 없습니다. 이 책을 읽는 중에도 관심이 없는 편이라 오히려 읽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양을 위한 무언가라고 할까요?

그래서 이런 책은 반갑습니다.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자세한 책보다는 겉핥기 수준이 접하기가 쉬우니까요. 전문성이 떨어지고, 헛소리를 적어놓은 국내 저자의 도서를 많이 읽어와서 의심부터 시작하긴 하는데 이 책은 생각보다 잘 되어 있었습니다.

앞서 국내 저자 어쩌고 하는 소리를 써놨지만 이 책이 국내 저자는 아닙니다. 또, 짧은 길이임에도 불구하고 딱 있어야 할 부분만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제가 러시아사를 잘 알지는 못해도 얼추 흐름은 아는데 딱 그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옛날에 잠시 읽었던 러시아사와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더라도-그때도 마찬가지로 개괄적인 수준이었으므로- 이 책은 더 압축되어 있음에도 더 알차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압축한 책이다보니 이건 뭔 소리지? 이건 왜 이렇게 말했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일부 표현에서 나타나듯 뭔가 모순적이고, 문제가 있는 상황이 마치 러시아만에게 있다는 듯 이야기 할 때면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그럼 독일은? 영국은? 이탈리아는? 뭐 걔네들은 문제가 없고 엄청나게 달랐단 말인가? 이런 생각이 든다는 말이지요. 당연하게도 당시 유럽 국가간에 우열이 존재했고, 국가간 시스템이나 국가 상황이 수준은 달랐겠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서술이 부족하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그런 내용까지 적으면 이런 분량의 책은 불가능한 일이겠지만요.

전체적으로 봤을 때, 딱 제 취향에 맞는 책이었습니다. 시각 자료도 중간중간 아쉬울 때마다 나타나주고, 서술한 내용들은 몰랐던 알찬 부분까지 챙겨주고 하는 모습이 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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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유신을 설계한 최후의 사무라이들 - 그들은 왜 칼 대신 책을 들었나 서가명강 시리즈 14
박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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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하다는 느낌도 들지 않으면서, 있어야 할 내용은 있고 재밌는 역사책은 오랜만입니다. 저자인 박훈 교수님이 가진 노련함 때문일지, 편집부가 공을 들인 덕택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딱 원하는 만큼 뽑아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제가 좋아하는 구성으로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저는 약간 시간 순서에 집착하는 편인데 인물 중심으로 쓰다보니 중간중간 설명을 해줘도 약간 머리가 아파집니다. 근데 이는 순전히 제 개인적인 감상이 그렇고, 인물 개개인을 설명할 때는 문제가 없습니다. 사실, 인물 배치를 따지면 어느 정도는 시간 순서에 맞춘 편입니다.

시작을 여는 느낌의 요시다 쇼인은 서술된 내용만으로 강렬함이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메이지 유신의 시작을 여는 느낌이 드는 인물이고, 그에 맞춰 이 책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인물입니다.

잘 알지는 못해도 이름만큼은 자주 들어왔던 사카모토 료마, 인기 있을 만한 불같은 인물이었습니다. 높으신 양반들이 있는 곳에서도 기죽지 않고 오히려 협상을 주도하고, 시대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참 궁금해집니다. 항상 제가 하는 생각이 나라면 그 자리에서 그럴 수 있었을까 하고 상황에 저를 대입시켜봅니다. 저로서는 그런 자리에 있을 수조차 없겠지만 있다고 해도 적대하는 둘을 동맹으로까지 이끌어가지는 못할 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사이고 다카모리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크게 감흥을 못 느꼈습니다. 저는 딱히 사무라이에 대한 로망도 없고, 말로가 제 감정상으로는 동조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도저도 아닌 결말을 맞이했는데 띄워주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시작을 열고, 흐름을 일으키고, 이에 충실했던 인원도 인원이지만 실질적으로 일을 본 사람이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오쿠보 도시미치라는 존재에게 뭔가 감정을 이입했던 거 같습니다. 사이고 다카모리에게 얼마나 큰 실망을 하게 되었을지 감이 안 잡히네요.

이렇듯 이 책은 네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데 분량에 비해서 밀도가 높아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역시 다른 무엇보다도 저자가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는 역시 다른 것인지, 아니면 이분이 대단해서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에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앞으로 둘 다 더 신뢰하게 될 거 같습니다.

아, 마지막으로 아쉬운 부분을 하나 꼽자면 지도가 많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시각화 자료가 돈이 많이 들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어떤 사건이 진행될 때 지역 단위로 벌어지는 일이 있으면 좀 설명을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느꼈던 거 같습니다. 크게 지장이 올 정도는 아니었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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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중국해, 힘과 힘이 맞서다 - 교역의 중심, 동·남중국해를 둘러싼 패권 전쟁 메디치 WEA 총서 10
마이클 타이 지음, 한승동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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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관심이 생긴 동남아 쪽 역사책입니다. 동중국해, 남중국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중국과 일본, 동남아와 연관성은 잘 떠올렸으면서도 이상하게 이름 그 자체, 동중국, 남중국과 같은 이름이 중국에서 파생되었다는 인지를 잘 못했습니다. 충격이더군요. 그런 당연한 부분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그리고 그 정확한 위치를 막상 보니 잘 모르고 있었고, 디테일에 따라 달라질 역사 면면을 전혀 바라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사소한 정보 습득에는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해당 바다에 이해 관계가 얽혀있는 나라에 관한 짤막한 역사 정도는 말이죠. 하지만 문화권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 쓴 책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저만 해도 문외한이긴 하지만 검색을 하면 어느 정도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의 나열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으니까요. 잘 써진 칼럼 정도만 읽어도 알 수 있는 정보를 시간을 내 가며 돈을 써서 이 책을 사 읽을 이유를 찾는다면... 저는 어려울 거 같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으로 나오는 내용 대부분이 뭔가 힘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짧은 이야기라도 밀도 있게 전개해나가는 방식을 좋아합니다. 유머러스하더라도 깊숙하게 파헤치려는 노력이 보이는 <진실의 흑역사> 같은 책이 좋은 예시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방향성 자체가 다르니 그 부분을 문제 삼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마저도 경우에 따라서는 장점이 될 수 있으니까요.

현대에도, 근대에도, 고대에도, 어떤 부분도 감흥이 크게 오는 서술은 없었습니다. 제가 보통은 장점을 찾으려 하는데... 이 책은 장점을 찾기가 어려웠네요. 그냥 간단히 책을 읽으며 시간을 때우는 정도로 만족하면 좋을 책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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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탄생 - 대한민국의 최전선에서 거센 물살을 마중한 도시
유승훈 지음 / 생각의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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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생각해봤다. 부산은 어떤 도시인가? 그냥 사투리하고, 해운대하고, 우리나라 제2의 도시. 이런 단편적인 정보 말고는 도통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다. 난 부산을 잘 모른다. 그렇다고 뭐 부산을 무시한다거나 무관심하다는 소리는 아니다. 무관심하다면 이 책을 읽지도 않았겠고, 무시한다기엔 난 내가 사는 도시도 잘 모른다.


이 책은 나처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나쁘지 않은 책이다. 부산이란 도시가 어떻게 생겨났고, 그런 이유로 어떤 식으로 정체성을 형성해 나갔는지 알려주니까. 그런데 좀 아쉽다. 본격적으로 부산이란 이런 도시가 되었고, 현재는 이런 도시다! 하면서 전개해나가야할 순간에 갑자기 과거로 돌아가버린다. 부산은 민주화의 중심이었다! 그런데 야도에서 여도가 되었다! 그 다음은?


개인적으로 근대 시대나 조선 시대 이야기는 크게 감흥 있게 보지는 않았다. 표지에서 보이는 근대의 분위기는 근대~현대로 흘러간다는 암시라 여긴 탓이다. 그리고 너무 많은 시대를 섭렵해서 그런지 디테일한 느낌은 받지 못했다. 내가 원한 부분이 딱 그 디테일이었는데... 심지어는 나열하는 사실조차도 디테일함이 모자라다.


문체 자체도 선호하는 식이 아니다. 조금만 더 딱딱했으면 부산시개론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니. 꼭 이런 역사를 다루는 서적이 딱딱한 문체를 써야할까, 요즘 많이 생각하는 부분이라 그렇게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책 자체는 재밌게 읽었다. 현대 부산의 시작은 느끼게 해주었고, 요즘 하고 있는 트로피코라는 게임에서 무산자 계층이 판잣집을 마구 지어대는 모습을 보고 부산에서 생겨나는 판잣집들이 아무리 부숴도 왜 아무리 지어지는지 공감할 수 있었다. 현실에서야 더 치열하고 어이없는 상황이겠지만.


그 밖에도 자잘하게 근대, 조선 때에 단편적인 여러 정보를 넣어두었으니 부산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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