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그가 전공자임은 확실하고, 나아가 집중이 되는 영역에서 교수라는 자리까지 가지고 있다면 어떤 주장을 하건 한 번 읽어는 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주장이 궁금했다기보다는 이 교수가 서술한 내용에 담겨 있는 심층적인 분석에 더 관심이 갔지만요.
2. 책에 대한 평가
책은 영국에 관한 내용부터 진행합니다. 당연한 이유겠죠. 미국과 영국은 뗄 래야 뗄 수 없는 나라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좋았습니다. 근간부터 올라가서 이유를 설명하는 서술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한 다리만 건너도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뿌리까지 파고 들면 아예 다른 이야기를 할 수도 있으니까요. 역사책을 읽으며 워낙에 그런 경험을 많이 한 터라 별로 좋아하는 방식은 아닙니다.
그런데 미국인 이야기라는 책은 오히려 그런 내용들이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게끔 잘 써져 있었습니다. 저는 영국에 관한 내용을 읽고 있더라도 자연스럽게 미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나라이기에 이런 내용을 이야기할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고 할까요. 이 부분은 저만 그런 걸 수도 있습니다.
다만 기대한 부분을 충족했다고 하기에는 모호합니다. 저는 어떻게 보면 딱딱한 사실의 나열을 원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늘 관심을 가지고 궁금해 하는 미국이고, 자주 찾아보는 미국사이지만 한동안 안 읽으면 잊기 때문에 다시 되새기고 싶었습니다. 그래도 상관은 없었습니다. 원래 기대하던 바는 아니지만 기대 이상이었으니까요. 제가 원치 않던 부분을 짚어줘서 오히려 책 읽을 맛이 났습니다.
결국 이 책은 미국의 시작을 이야기하는 책이고, 그 부분을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저자가 해당 부분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니만큼 미국과 영국의 해당 시기를 관통하는 내용을 잘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게 내가 원했던 미국사인가? 그걸 이야기한다면 좀 괴리가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미국이 시작하기 전의 상황, 그리고 미국이 시작하게 되는 과정, 그리고 미국의 시작이기 때문에 우리가 아는 현재의 미국은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는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어야 할 사람은 명백합니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 특히나 미국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 읽어야만 합니다. 미국을 이해하겠다고 읽기에는 너무나도 깊은 뿌리와 같은 내용이라, 지금의 미국과는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피곤할 수도 있습니다. 아마 제 친구들은 절대 이 책을 읽지 않을 거에요.
3. '미국의 시작을 알리는 책' 정도가 한 줄평이겠습니다. 미국이란 어떤 존재인지라기보다 미국이 어떻게 시작했는지에 집중하고 있는 책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