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쟁의 흑역사 - 시장 질서를 박살 내고 세계경제에 자살골을 날린 무모한 대결의 연대기
이완배 지음 / 북트리거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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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쟁의 흑역사는 표면적인 사실과, 불명확한 근거로 점철되어 있다. 내용 자체는 그냥 가볍게 읽고 넘길 법하다. 하지만 자주 언급되는 백인 이야기와 착취 이야기는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핵심과 빗겨간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상했던 부분은 링컨이 했다는 말이다.




링컨이 저런 말을 했다면 출처라도 있었으면...

링컨이 저런 말을 했고, 뒤에는 그 말을 분업을 모르는 멍청한 소리라는 식으로 서술한다. 그런데 내가 찾아본 바로는 링컨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링컨이 철도를 장려했다는 말은 있는데, 저 부분은 어디에서 인용했는지 너무 알고 싶었다. 이 부분은 내가 못 찾아서 그럴 수도 있으니 넘어가고, 했다고 생각하더라도 정치적인 내러티브를 단순하게 해석해서 그 발언을 멍청하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일은 역사에서 피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다.

경제전쟁이라고 했지만 실상 경제에 관한 이야기는 너무 피상적이다. 다룬 역사가 넓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다양한 파트를 다루는 책이라고 할지라도 핵심에 다가서려는 접근을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은 경제에 관해서 디테일이 없다. 근거 자료도 빈약하고, 그렇다고 해서 깊은 사례도 없다. 전쟁도 마찬가지다. 아편 전쟁은 조금만 파도 복잡한 사건이다. 이러나 저러나 욕 먹을 전쟁이긴 하더라도, 지식에 집중하든, 인사이트에 집중하든 내용은 많았지 않았을까? 어떤 자료나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 어떤 상황인지를 이해시키기보다는 뭔가 머릿속 생각을 설파하려는 느낌이 강하다.

이 책은 역사책이라고 하기에는 좀 아쉽다. 어떤 사람이 역사에 표면적인 지식을 익힌 후, 자기 생각을 조금 더해서 꾸민 뒤, 독자를 가르치려는 느낌이 드는 책이다.

이 책을 추천하려고 고민해봤는데 역사에 관심이 있거나 좋아하는 사람 대신 상식을 원하는 사람 정도에게 추천할 책이다. 그리고 나름대로 여러가지 주의를 당부드린 뒤에나 추천드릴 수 있을 듯하다. 정말 가볍게만 읽는다면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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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화진의 별들
민강 지음 / 역바연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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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소설을 그렇게 많이 읽지는 않습니다. 옛날에는 좋아했지만 요즘에 소설은 뭔가 집중하기도 어렵고, 재밌다고 할 만큼 좋은 작품도 많지 않다고 생각하는 탓입니다. 잘 읽지도 않으면서 막연하게 생각하는 걸지도 모릅니다.


역사 책은 종종 찾아서 읽고, 역사 소설도 있다면 좋아하는 편입니다. 흥화진의 별들은 역사 책이건 역사 소설이건 관심 분야에 걸쳐 있으므로 읽어봤았습니다. 거기에 더해 좀처럼 접하기 힘든 고려사를 다루다보니 없던 흥미도 생겨서 기대가 되었습니다.


막상 읽으니 좀 아쉬웠습니다. 제가 역사 소설에 기대하는 바는 그 시대입니다. 소설에서 캐릭터 하나가 튀어 모든 이야기를 잡아먹기보다 캐릭터가 그 시대를 충실히 비추는 존재이기를 기대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로마인의 다채로운 모습을 표현한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를 아주 좋아하고, 람세스라는 존재가 어떤 존재인가를 상상하여 채워넣은 람세스도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소설을 읽음으로서 하는 기대를 생각하면 많이 아쉽습니다. 양규를 아재처럼 만들어서 표현한 부분은 재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서희를 대단한 영웅적인 존재로 만들고, 외에 부장들이 그 인간 하나로서 어떻게 존재하기보다는 그저 부장이기 위해 존재하는 모습, 거란에 대한 묘사도 뭔가 살벌한 적이라기보다는 적이 존재해야만이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어서 적인 느낌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늘 보는 사극을 소설로 읽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물론 기준을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나 람세스로 정하면 부당한 비교겠지요. 이 책도 분명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역사를 진정 좋아하는 매니아가 아니라면 앞서 언급했던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나 람세스도 추천하기 어려운 소설인데 흥화진의 별들은 더욱이 추천하기가 어려울 듯 합니다.


좀처럼 고려라는 소재는 쓰지 않는 편이니, 고려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찾자면 적을 거 같으니 새로운 역사 소설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면 좋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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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뒤흔든 50가지 범죄사건
김형민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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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범죄와 관련된 책을 많이 읽고 있습니다. 살인자들과의 인터뷰, 범죄 기네스북, 지나가면서 읽은 범죄나 형법 관련 사례들 등. 늘 학문적으로 접근한 적은 없지만 지적 유희 정도로는 만지작거리는 편입니다.

그런 면에서 세상을 뒤흔든 50가지 범죄사건은 저에게 좀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연쇄살인범 혹은 변태살인범들을 농밀하게 다룬 살인자들과의 인터뷰는 한 문장, 한 문장 읽어내릴 때마다 짜릿한 무언가가 있습니다. 긍정적인 감정이라기보다는 내용 자체가 너무 자극적이라 제 평생 기억에 남는 책일 정도니까요.

범죄 기네스북은 짤막짤막하게 범죄들을 서술해놓았습니다. 디테일은 없다고 하더라도 주제에 관한 내용이 마구마구 쏟아져 나오는 내용이라 나름대로 원하는 바를 충족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뭔가 제가 바라던 바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시작부터 역덕에게는 친근(?)하다고 할 수 있는 가브릴로 프린치프가 나옵니다. 그리고 재판 관련해서 중요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로젠버그 부부에 대한 내용이 나옵니다. 이렇게 굵직굵직한 사건들은 흥미가 가는 부분이 있겠지만 뭔가 연속성이 없다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정말 거의 언급만 하고 넘어가서 제가 호기심이 생길 때쯤에는 내용이 끝나버리고 맙니다. 물론 50가지 범죄 사건을 채워넣어야하니 이런 접근 방식이 더 맞아떨어집니다. 역덕이나 매니악한 취향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현실이 너무 빡빡하니 이해도 되고요.

바라던 바가 어떻게 되었든 책 자체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관심도 없던 부분을 짚어내주기도 하고, 이런 사건이 있었어 하는 부분도 있으니까요. 위충현과 고부겸이 가진 일화를, 이 책이 아니었다면 나는 정말로 몰랐을 거고, 이런 사례는 단순한 언급만으로도 너무나 재밌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단점이라고 할 부분, 제가 유독 불편했던 부분은 카네기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오해하지말라고, 카네기를 악인으로 모는 건 아니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 정도 안 좋은 내용만을 이야기해놓고 오해하지 말라고 하면 그냥 책임 회피처럼 느껴집니다. 저 역시 카네기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은 없지만 그 당시 상황은 이렇게 압축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고, 그것만으로 카네기를 평가하기도 어려우니까요. 이런 책의 한계는 이런 곳에서 여실히 드러나는 거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한 내용, 한 내용 읽어가면서 역사 사례를 알게 되는 책입니다. 생각없이 읽기도, 생각을 하면서 읽기도 좋은 무난한 책이라 주변인에게도 추천해줄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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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러시아 - 러시아의 굴곡진 현대사와 독재자의 탄생
대릴 커닝엄 지음, 장선하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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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괴물이다. 내가 생각한 이미지는 이렇다.

전쟁을 일으키기 전에는 불쾌하고 거만한 독재자였다면

전쟁을 일으키고 나서는 끔찍하고 거북한 독재자가 되었다.

그래도 한동안 국내에서 돌던 밈이라든가,

내가 모르는 아름다운 진실이 있지는 않을까

싶었지만 <푸틴의 러시아>라는 책은 푸틴을 더 무서운 존재로,

러시아를 더 안타까운 나라로 만들었을 뿐이다.

푸틴이라는 지도자가 나타나게 된 상황이 국민에 책임이 있을까?

나로서는 판단할 수가 없다.


옛날에 이야기 된 러시아 스캔들은 그저 작은 해프닝 정도로 생각해왔다.

하지만 지금 푸틴이 벌이는 일과, 현 상황을 봤을 때 그저 해프닝일까?

그런 의혹이 생긴다.

이 책에서 묘사한 푸틴은 무차별 암살단의 수장이며, 거칠 것 없는 폭력배 보스다.

외교 이벤트에서 벌이는 결례는 애교 수준이다. 정적, 비판하는 자들뿐만 아니라

측근을 건드리는 자들까지 거의 공개적인 수준으로 암살을 진행한다.

이런 자가 지도자라니!

이 책은 푸틴을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이 책 내용이 얼마나 진실이건간에

조금이라도 진실이 담겨 있는 책이라면 푸틴이라는 존재는 끔찍한 존재다.

굳이 이 책이 아니더라도 판단하던 부분이기는 했지만 이 책은 그 끔찍함을

좀 더 제대로 표현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이 좋다고만은 말하지 못하겠다. 푸틴의 역사, 푸틴의 행적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푸틴 그 자체를 디테일하게 분석했다기보다는 푸틴이 벌인

과오를 폭로하는 내용에 가깝기 때문이다.

푸틴이란 존재가 어떤 존재인지 판단할 근거 중 하나로 쓰기에는 적절한 책이고,

원래 내가 바라던 바라서 괜찮은 책이라고 보지만 이 책은 솔직히 추천하기 애매하다.

원래 나도 러시아나 푸틴에 대한 관심이 적은 편이었는데,

이 전쟁 상황에서도 대부분 러시아나 푸틴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주변에 많지 않다.

역덕들에게 추천할 책인가 생각해봐도 그렇지는 않은 거 같다.

특수한 목적, 특수한 기호로 이런 폭로 류나 러시아, 푸틴에게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모를까,

아주 매력적이라는 책이라고 하기에는 만화로 그렸다는 것 말고는 아쉬운 책인 거 같다.

4. 서평을 기재한 사이트 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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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전쟁의 역사 - 전쟁의 기원에서 미래의 전쟁까지, 한 권으로 읽는 전쟁의 세계사
제러미 블랙 지음, 유나영 옮김 / 서해문집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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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화주의자입니다. 전쟁은 마이너스라고 생각하고 특히나 현대에는 전세계가 마이너스입니다. 그래서 전쟁이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생각이 그럴 뿐, 전쟁이란 이 시대에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늘 내전을 하던 나라가 아니라 러시아와 같은 큰 나라에서도 상황에 따라 전쟁을 선택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정하고 싶고, 싫다고 하더라도 전쟁이 어떤 존재인지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어느 정도 그런 역할을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를 잘 모르지만 타이틀이 모두 제 생각으로는 엄청난 것들이라 책에 관심이 갔습니다. 거기다가 동서양을 모두 다룬다고 해서 얼마나 깊게 다룰까 하는 호기심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쟁 하나만 해도 책이 하나는 나올 판국에 전세계 동서양을 모두 다루면 사실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도 이 책은 많은 전쟁을 이야기하면서도 그렇게 난잡하지 않아서 곧 잘 읽었습니다.

책은 원하는 만큼의 분량으로 수준 있는 내용을 제공합니다.

환경에 따라 정복에 한계가 생겨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잘 짚기도 합니다. 또, 화약이 형태가 변하고, 재료가 바뀌어 안정적이게 되서, 공성전을 버거워하던 유럽 판도 자체를 바꾸는 대포와 같은 내용은 알차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제가 기대한 바는 이것보다는 좀 더 디테일한 느낌이었기에 그런 부분이 아쉽기는 합니다.

이 책은 전쟁사에 관한 상식을 채우기에 특화되어 있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평소 라이트하게 골고루 알고 싶은 분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거 같고, 역덕이나 밀덕에게는 좀 아쉬운 포인트가 있는 책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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